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석면 자재가 검출됐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0일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지하 3층 승강장 을지로 방향 10-3번 위치 중앙기둥 위에서 채취한 고형 시료에서 트레모라이트 석면(tremolite) 5%가 검출됐다며 공사 중단과 시민 안전 확보를 촉구했다.
이번 조사에 사용된 시료는 지하철 운행 시간대인 7월 6일 오후 1∼3시 채취됐다. 센터는 전자현미경(FE-SEM) 분석기관 ISAA 환경컨설팅에 의뢰해 2호선 시청역사 지하 1층에서 8개, 지하 2층 8개, 지하 3층 7개 등 총 23개의 먼지 및 고형 시료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트레모라이트 석면은 석면뿜칠재의 한 종류로, 석면 함유 농도가 짙고 잘 부서지며 공기 중으로 잘 날리기 쉬운 특징 때문에 석면 질환 유발 위험성이 커 2003년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석면 자재는 나노(nano) 단위 석면 섬유로 이뤄져 있어 부서지거나 쪼개지면 섬유가 대기 중으로 날아다니다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흡입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작년 5월부터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석면 자재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센터는 "내진 보강 목적의 공사를 한다는 안내만 있을 뿐 석면 철거 공사 안내판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대부분의 승객이 석면 철거 사실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고농도 석면이 함유된 자재를 1년 넘게 철거 작업을 하면서 석면 폐기물 안전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뿜칠석면 철거가 지하철이 운행하지 않는 새벽 시간대에 이뤄지지만 해체한 석면폐기물이 완전히 치워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지하철 이용객 다수가 석면에 노출된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문제가 된 시청역과 인근 역사에 대한 석면 오염조사를 시행하고, 석면 철거업체와 감리업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과 서울교통공사 측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그간 석면 농도를 측정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 공사하고 있었고, 석면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는 안내판도 설치돼 있었다"며 "다만 시료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하니, 일단 공사를 중지하고 다시 점검토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