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입국한 우리 근로자 20명 안팎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16일 코로나19 백브리핑에서 이날 0시 기준 해외유입 신규 확진자 47명의 유입 추정 국가를 설명하면서 "해외유입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은 이라크에서 온 우리 근로자로 20명 정도였다. 전날 온 분들의 검사 결과가 순차적으로 나옴에 따라 오늘까지도 '양성'으로 나오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윤 총괄반장은 "중동지역에서는 예전부터 확진자 발생이 있었고, 외신을 통해 이라크 건설 현장을 중심으로 중동지역의 집단발생 보고를 받고 있다"면서 "이런 여파로 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국민이 많이 노출된 것 아닌가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라크 카르발라 현장 근무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발라 현장에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SK건설 등 한국의 4개 건설사와 하도급 협력업체 등 한국인 직원 683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중 100여명이 전날 전세기편으로 귀국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어제 전세기편으로 근로자들이 1차 입국을 했다"면서 "현지에서 방역 등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있으며, 이후의 전세기 추가 투입 계획은 현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4개 건설사 조인트벤처(JV)는 바그다드 남쪽 120㎞ 부근에 위치한 카르발라 지역의 원유정제시설 및 부대설비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9일 외국인 근로자가 확진된 후 공사 현장을 긴급 폐쇄하고 모든 직원을 숙소에 자가격리 조치했다.
정부는 앞으로 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들어 올 입국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윤 총괄반장은 "중동지역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에 대한 조치를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등 중동에서 입국하는 내국인 확진자는 주로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고연령자나 기저질환(지병)이 있다면 감염병 전담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윤 총괄반장은 "기존 생활치료센터가 지금은 여유가 있고, 또 격리입원 중인 확진자 수가 부담이 큰 편은 아니라서 중동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들어와서 확진되는 경우 이분들에 대한 병상이나 생활치료센터는 현재까지 가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현재 수도권의 코로나19 상황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윤 총괄반장은 "수도권이 예전보다는 비교적 안정되는 측면이 있지만 여러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했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감염경로가 있는 데다, 이 부분이 계속 집단감염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 아직 완전히 안정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확진자 감소 배경에 대해선 "큰 규모의 집단감염이 많이 잡혀가고 있고, 이 과정에서 선제적인 검사, 어떻게 보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검사를 통해 잠재적인 환자를 잡아낸 효과가 어느 정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손영래 전략기획반장은 "2∼3주 전에는 신규 집단감염이 많이 발생하면서 소규모 모임을 중심으로 연쇄적으로 많이 형성됐는데 현재는 집단감염 자체가 많이 줄었다"면서 "이동량이 줄지는 않았으나 수도권 주민들이 위험한 곳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마스크 착용이라든지 '3밀'(밀집·밀폐·밀접) 공간에서 방역수칙을 잘 지켜준 것이 이런 흐름을 만들지 않았나 한다"고 부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