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시가총액도 요동쳤다.
각각 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와 메모리 분야의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시총 1, 2위 자리를 지켰고 반도체 매출 1위 업체인 인텔은 시총이 4위로 밀려났다.
16일 연합뉴스가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 매출 상위 10개 기업의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 이달 10일 기준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의 시가총액이 총 3천63억4천500달러(미화)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2위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2천619억5천500만달러(보통주 기준)보다 444억달러가량 높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생활가전·휴대폰 등을 모두 생산하는 종합 전자회사, TSMC는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전문 파운드리 업체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1.9%로 절반을 넘었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이지만 파운드리 부문의 점유율은 18.8%에 그친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오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지만 단기간 내에 TSMC와의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
TSMC의 주가는 연초대비 2.8% 오른 반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4.5% 하락했다.
최근 미국에서 인텔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어 화제가 된 엔비디아는 10일 기준 시가총액이 총 2천577억9천만달러로 전 세계 3위에 올랐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기업인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매출이 30억8천만달러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가운데 9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력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외에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면서 기업가치가 급상승했다.
이 회사의 올해 초 시가총액은 1천468만2천달러 수준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한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효과 등으로 7개월 만에 시총이 무려 75.6%(1천100억달러) 급등했다.
반면 반도체 업계 매출 1위 기업인 인텔은 최근 스마트폰 판매 부진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연초대비 3.8% 하락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올해 초 3위(2천619억2천만달러)에서 이달 10일 기준 2천520억5천만달러를 기록하며 4위로 떨어졌다.
나머지 기업들은 시총이 이들 '빅4'의 절반 이하다.
5위는 미국의 광대역 통신망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으로 1천284억7천만달러를 기록했고, 6위는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1천190억8천만달러), 7위는 미국의 퀄컴(1천40억7천만달러)이다.
SK하이닉스의 시총은 501억9천만달러로 비상장인 미국의 하이실리콘을 제외하면 9위 수준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