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환자의 체내에 있는 특정 항체가 염증반응을 증폭, 병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 메노 데 뷘더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러한 내용을 논문 사전공개사이트(biorxiv.org)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중환자의 면역글로불린G(IgG) 항체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제거하는) 대식세포(macrophage)의 과잉 염증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제목의 논문에서 lgG 항체에 대해 주목했다.
lgG 항체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워 인체의 감염 위험을 낮춘다. 이 항체는 보통 발병 1∼2주 이후 나타나는데, 이때는 중환자의 병세가 갑자기 악화하는 때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은 해당 논문에서 자신들이 "환자가 중환자실(ICU)에 입원할 정도로 아플 때야 lgG 항체가 생성되는지에 답할 중요한 근거를 찾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중환자의 혈액에는 불균형적으로 lgG 항체가 많았는데, 이 항체가 염증반응을 강력히 증폭시켰다는 게 연구진 주장이다.
인체가 코로나19 감염을 인지할 경우 대식세포라는 대형 면역세포가 만들어진다.
lgG 항체가 대식세포와 결합할 경우 이 세포가 파괴되면서 사이토카인이라는 염증성 분자가 과도하게 방출되는 '사이토카인 폭풍'(과잉 염증반응)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완치자의 항체가 포함된 혈장을 환자에게 주입하는 치료방식의 안전성에 대해 경고했다고 SCMP는 전했다.
한 익명의 중국 학자는 SCMP 인터뷰에서 해당 연구는 "오랫동안 의심해온 문제를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다수의 중국 측 선행연구에서도 코로나19 중환자의 대식세포에 의한 염증반응에 주목하고 사이토카인 폭풍을 막기 위한 잠재적 약물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연구진은 항체의 역할은 더 복잡하다고 지적하면서 "항체에만 모든 기대를 걸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