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성실히 납부한 가입자에게 가점을 주는 신용평가모형이 개발돼 오는 10월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등록된 국민연금 가입자 중 성실납부자 55만명의 신용점수가 올라가고, 개인별로는 최대 41점까지 가점을 받아 대출 금융비용 등이 줄어들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는 14일 국민연금공단, KCB와 함께 국민연금 납부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 개발을 완료해 10월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가 '동형(同形)암호 기술'을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자 KCB의 신용정보와 국민연금공단의 연금 납부정보를 안전하게 결합·분석해 신용평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고, 그동안 새 모형을 개발해왔다.
국민연금 가입자 235만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성실하게 국민연금을 납부한 사람일수록 금융권 대출 연체가 낮다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새 신용평가모형 하에서는 성실납부 기간과 연계해 신용점수 가점을 부여한다.
KCB가 새 모형을 적용하면 국민연금 등 비금융정보를 등록한 고객은 성실납부 기간에 따라 신용평가에서 최대 41점(총 1천점 척도)까지 가점을 받는다.
성실납부 기간이 36개월 이상이면 최대 가점을 받을 수 있으며, 성실 납부 개월 수별로 가점이 차등적으로 부여된다.
KCB에서 신용점수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 가입자는 최대 55만명일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는 사회초년생 등 금융거래 이력이 많지 않은 금융이력 부족자(씬 파일러·Thin Filer)들이 새 모형으로 보다 타당한 신용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신용점수 상승이 기대되는 55만명 중 34세 이하 청년층은 24만명이다.
예컨대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 A씨가 신용점수는 685점이고, 전세자금 2천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2금융권인 저축은행에서 15%의 금리로 돈을 빌려 연간 300만원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다고 치면 새 모형 하에서는 신용점수가 720점으로 상승해 1금융권인 시중은행에서 6%의 금리를 적용받아 이자가 연간 120만원으로 줄어든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신용평가모형 개발에 동형암호 기술이 세계 최초로 활용됐다고 밝혔다. 동형암호란 평문과 암호문에서 같은 성질이 유지된다는 의미로, 이 특징을 이용하면 암호화된 개인정보를 풀어보지 않고도 통계분석이 가능하다.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 가입·납부·수급 데이터 4천800억건을 공공분야와 민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내달 '국민연금 빅데이터 분석센터'를 연다.
또 2021년까지 '국민연금 빅데이터 포털시스템'을 구축해 국민연금이 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하고 있는 복지, 기업, 일자리 정보를 국민 누구나 확인·분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