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 상록구 한 유치원에서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을 포함한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지 8일로 26일째가 됐지만, 감염경로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식중독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안산시 상록수보건소는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경기도 등과 함께 지금까지 해당 유치원의 원생 급식 보존식 30여건과 조리칼·도마·문고리 등에서 채취한 환경검체 100여건을 검사했다.
이 유치원에 급식용 식품을 납품한 업체 관계자 및 관련 식품 등도 모두 검사했고, 특히 소고기의 경우 이력을 추적해 생산 축산 농가까지 찾아가 검사를 마쳤다.
최근에는 원생들의 학습 과정까지 확인한 뒤 '땅속 보물찾기' 프로그램에 이용된 흙과 원생들이 손을 씻은 물까지 조사했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식중독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원인균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사라진 6건의 보존식에 대한 의혹이 더 짙어지고 있지만, 이미 없어진 뒤여서 감염경로 조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형편이다.
경찰이 보존식의 고의 폐기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지만, CCTV 녹화 영상 등을 토대로한 수사에서도 아직 뚜렷한 혐의점을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록수보건소 관계자는 "없어진 6개 보존식을 통한 감염경로 조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조사한 부분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동시에 미보관 보존식 관련 음식 재료 공급 업체 등을 상대로도 정밀 재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산시는 감염경로의 추가 조사를 위해 당초 이날까지였던 해당 유치원의 일시적 폐쇄명령 기간을 오는 17일까지 연장했다.
지난달 12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 유치원의 집단 식중독 사고와 관련해 7일 오후까지 모두 118명(원생 113명, 원생 가족 5명)의 식중독 유증상자가 발생했고, 이 중 65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 양성 판정을 받았다.
36명이 입원을 했다가 30명은 퇴원하고 6명은 여전히 입원 치료 중인 가운데 장 출혈성 대장균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은 16명 중 원생 1명은 아직도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