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기회"…일본, 홍콩 위기에 '亞 금융허브' 노린다

입력 2020-07-02 15:11
수정 2020-07-02 15:25
닛케이 "자민당, 홍콩 등 금융인 유인정책 강력 추진"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과 미국의 홍콩 특별대우 중지로 ‘아시아 금융허브’ 홍콩의 위상이 흔들리자 일본이 금융허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홍콩 금융인력 빼내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은 고도의 금융 지식을 가진 홍콩인을 포함한 외국인의 일본 유입을 촉진하도록 우대 조치하는 정책을 검토 중이다.

일본은 1990년대 초 거품경제가 폭발한 이후 수차례 국제금융도시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매번 실패로 돌아갔다. 보안법 통과로 글로벌 기업들이 ‘탈홍콩’ 움직임을 보이자 이번에야말로 기회라는 기대감을 갖고 홍콩 금융인력들을 일본에 정착시키려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은 정보기술(IT) 분야의 첨단 사업에 종사하는 외국인의 일본 체류 허용 기간을 결정할 때 일종의 가산점을 주는 특례를 두고 있는데 금융 분야의 인재에게도 특례를 인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영주권 취득에 필요한 일본 체류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도(東京都)는 국가전략 특구에 진출하는 외국기업의 핵심 인재에 대해 체류 기간과 관련해 특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비슷한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한다.

자민당은 외국 사례를 참고해 금융권 인력을 보유한 기업을 일본에 유치하도록 법인세를 감면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하며 투자세 감면, 임차료 경감 등의 대책까지 두루 검토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은 핀테크나 블록체인 등 금융과 IT의 결합이 진행하는 가운데 외국 인재를 다수 확보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정부와 여당이 함께 나서는 양상이다.

일본 정부는 이달 중 결정할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 방침에 도쿄를 국제금융도시로 만드는 구상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민당은 집권당 차원에서 이런 계획을 뒷받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각국에서는 최근 금융 인재의 자국 유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국은 비즈니스 분야의 외국인이 모이기 쉬운 지역을 한정해 소득세 경감이나 비자 면제 조치를 확대하고 있으며 태국은 외국인 전문가나 투자가 등을 염두에 두고 체류 및 취업을 허가하는 스마트 비자를 발행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