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구루’의 경고…하워드 막스 "증시 랠리 너무 가팔랐다"

입력 2020-07-01 13:55
수정 2020-07-01 14:10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매니지먼트 창업자는 코로나 19 팬데믹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워드 막스는 약 14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미국 월가의 구루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막스는 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투자공사 15주년 기념 세미나 특별강연에서 “최근의 증시 랠리는 지나친 낙관주의에 의한 것으로 부정적인 요소는 간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보였던 증시 랠리는 언젠간 나타날 일이었지만 너무 빨랐다고 본다”며 “S&P500 지수는 최고점 대비 8%만 하락할 실정인 만큼 향후 밸류에이션이 확대되고 호재가 나타난다 해도 리스크를 흡수하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막스는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투자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재무부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시장이 연준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믿고 있다”며 “연준이 시장 활황을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그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의 이 같은 정책기조는 언젠간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막스는 “연준이 실패할 것이라고 보진 않지만 수조달러에 달하는 채권을 매 분기 매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언젠간 중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재 유가증권가격이 매우 높게 유지되고 있는데 매입을 중단한다면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격이 인위적으로 높아져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미국에서는 이런얘기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연준의 유동성 공급이 기업의 건전성까지 담보해주지 못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이 부채를 떠안고 있는데 이 부채가 계속 쌓이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의문이 들면서 결국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막스는 코로나 19의 확산에 따른 투자자들의 심리가 시장 방향을 바꾸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부채가 쌓이고 기업들이 문을 닫고 하다보면 3분기에는 결국 투자자들이 실망할 수 있다”며 “경기 회복이 투자자들의 생각보다 더디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시장 방향을 바꾸는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막스는 미국의 정치적인 변화에 따라 연준의 정책이 바뀔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현재의 유동성 공급 정책을 2~3개월은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이 되느냐에 따라 변화가 정책에는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