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보다 더 힘들 것"...미국 코로나 확산에 '2차 봉쇄론' 고개

입력 2020-06-26 07:41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2차 봉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조지워싱턴대학 의학대학원 조너선 라이너 교수는 25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일부 주에서는 다시 봉쇄해야 할지도 모를 가혹한 현실을 마주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 스콧 고틀립은 이날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주 정부들이 경제를 다시 전면 봉쇄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관리들이 술집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문을 닫고, 병상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수술은 다시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촉구했다.

고틀립 전 국장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이들 주가 지금 무엇을 하든 이는 약 2주 뒤 정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들에겐 여전히 기회의 창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조기 경제 재개에 앞장섰던 주들 중 하나인 텍사스주의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이날 추가적인 경제활동 재개의 중단을 선언했다.

텍사스주는 현재 모든 기업체·점포가 수용 정원의 50% 내에서 영업하도록 한 경제 재가동 3단계에 있는데 이는 유지하되 추가적인 완화는 당분간 보류하기로 한 것이다.

텍사스주는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주들 중 하나다.

애벗 주지사는 "우리가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뒤로 돌아가 기업체·가게를 문 닫는 것"이라며 "이번 일시적 중단 조치는 우리가 안전하게 경제 재개의 다음 단계에 들어갈 때까지 (코로나19의) 확산을 가두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 22일 주를 봉쇄하는 일은 "항상 최후의 선택지가 될 것"이라며 재봉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바 있다.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 역시 지난 19일 한 차례 더 봉쇄령을 내리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그러나 2차 봉쇄령은 1차 때보다 더 피해도 크고, 더 힘든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 소장 크리스토퍼 머레이는 "격리 피로나 격리의 경제적 여파 때문에 또 한 차례의 봉쇄 조치는 파산 직전에 내몰린 사업체와 점포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머레이 소장은 주들이 앞으로 몇 달 내에 직면할 수 있는 가장 크고 가장 어려운 선택은 2차 봉쇄의 가능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또 2차 봉쇄가 실제 홍콩, 싱가포르 등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시행된 바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억제된 듯해서 규제를 풀었다가 다시 확산하면서 규제를 다시 강화한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2차 봉쇄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 11일 "우리는 다시 경제를 셧다운(봉쇄)할 수 없다"며 "경제를 셧다운하면 더 큰 피해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CNN은 지금까지 봉쇄나 해제는 연방정부가 아닌 각 주 정부가 재량에 따라 결정해왔다고 지적했다.

조지워싱턴대 라이너 교수는 "병상이 부족해지고, 중환자실(ICU)이 부족해지면 주들은 봉쇄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