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000억 적자' KBS, 2023년까지 직원 1000명 줄인다

입력 2020-06-25 09:21


연 1천억원대 적자 위기에 놓인 공영방송 KBS가 직원 감축과 수신료 현실화 등을 골자로 한 경영혁신안을 마련했다.

24일 비공개로 열린 KBS 이사회에는 이러한 경영혁신안이 제출됐으며, 현재 열악한 재정 상황 역시 공유됐다.

KBS가 낸 안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올해 광고 수입 누계는 794억원으로 목표대비 355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지난달 말 기준 당기손익은 320억원 적자고, 사업 손익 역시 360억원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손실 역시 1천억원, 당기손실은 150억원으로 예상됐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경우 각각 1천200억원, 400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KBS는 전망했다.

KBS는 이에 대한 단기대책으로 섭외성 경비 감축, 제작과 국외 여비 감축, 미니시리즈 라인업 재검토 등을 통한 비용 절감 방안과 초대형 콘텐츠와 광고 마케팅, 공공 협찬, 큐레이션 콘텐츠 개발, 유휴자산 매각을 통한 수입 확대안을 제시했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2023년까지 직원 1천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KBS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대규모로 채용했던 인력이 퇴직하는 '자연 순감'에 더해 연 100명을 의도적으로 감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상을 통해 성과급제와 성과평가시스템 등을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인력 재배치와 안식년제 활용 등도 대책으로 제시됐다. 다만 인력 감축 문제는 직원들의 작지 않은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원 안정화 방안으로는 방송법 개정과 수신료 정상화 추진 등이 세부 계획으로 명시됐다. KBS는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전제로 40년간 동결된 수신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해왔다.

최근 또 다른 공영방송인 MBC의 박성제 사장도 '수신료'를 언급한 상황에서 KBS가 어떤 방식으로 수신료 현실화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 밖에도 최근 지역국들과 갈등을 겪는 지역국 제작 송출 기능의 총국 통합, 초고화질(UHD) 기술을 활용한 재난방송 추진 등도 혁신안에 포함됐다.

KBS는 다음 달 1일까지 혁신안을 구체화해 공론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찬가지로 재정난을 겪는 MBC 역시 경영혁신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대 공영방송은 지난해에도 나란히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