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급등한 상장사의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인들이 지분을 팔아치우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분 매각이 불법은 아니지만, 지분 매각 후 주가가 하락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특수목적차량 제조사 스페코는 최대주주인 김종섭 대표가 지난 17일 보유 주식 50만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19일 공시했다. 처분 단가는 주당 7,418원으로, 총 현금화한 금액만 무려 37억원에 달한다.
스페코는 방산주로 꼽히며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실제 지난 9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남북사업부서 회의에서 대적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힌 이후 스페코의 주가는 상승세를 시작했다. 이후 지난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됐다는 소식이 나온 후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치솟았다.
다른 방산주인 국영지앤엠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대주주인 최재원 대표는 지난 8일 보유 주식 9만6,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주당 1,810원으로, 1억7,300만원을 현금화했다. 국영지앤엠 역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에 이날에만 7% 가까이 급등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확산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코로나19 테마주에서도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들이 주가 급등을 틈타 지분을 팔아치우고 있다.
신약전문개발기업 제넥신의 특수관계인 4명은 올해 1월21일부터 지난 4일까지 제넥신 주식 2만8천여주를 장내 매도했다. 평균 처분단가는 주당 5만7,650원으로, 총 16억5,050만원 어치를 현금화했다.
현대약품의 특수관계인 3명 역시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현대약품 주식 24만7,602주를 장내에서 팔아치웠다. 이들이 장내 매도한 금액만 총 18억3,500만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소재전문기업 천보와 온라인 마케팅 전문기업 이엠넷, TS인베스트먼트 역시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자들이 지분을 장내에서 매도했다.
문제는 이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들이 주가 급등을 틈타 지분을 매각하면서 주가가 떨어져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본다는 데 있다.
실제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 소식에 스페코는 이틀만에 12% 넘게 급락했고, 국영지앤엠 역시 주식 매도 소식 다음날 7% 급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매도한 현대약품 역시 공시가 나온 다음날 7.56% 급락했습니다.
주주 이익 환원과 주가 관리에 책임이 있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이 주가 급등을 틈타 주머니 챙기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영상 중요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이 지분을 팔았다는 것은 주가가 고점일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들의 지분 매각이 발생한 기업에는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