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손에 달린 싸이월드…"재판까지 기다려달라"

입력 2020-06-23 08:52


경영난으로 폐업 갈림길에 선 싸이월드의 운명이 임금 체불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가 마지막까지 회생 의지를 밝히면서 재판 상황이 전 대표의 입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직원 임금 체불에 대한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 재판이 열린다.

전 대표는 경영난으로 직원 임금 10억원 상당을 주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선고는 다음달 중순으로 예상된다.

회사 회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는 전 대표로선 법원의 판단이 앞으로의 선택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 대표는 서비스 운영을 위한 투자자 물색에 나선 상태로,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경우 자진 폐업하겠다면서 한 달의 시한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금 체불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사업 전망과 별개로 투자 유치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재판이 전 대표의 임금 체불 책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싸이월드는 한 발짝 더 폐업을 향해 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경우 전 대표가 전격적으로 폐업을 결정하고 이용자에 대한 사전 통보와 정부 신고 등 정해진 법적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반면 임금 체불에 대한 전 대표의 책임이 없거나 적은 것으로 인정되는 등 반대의 상황이 전개된다면 투자자가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싸이월드의 극적인 회생 여지도 생긴다.

정부는 이용자 피해가 없도록 대비하면서 25일 재판 이후 상황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사업자가 자진 폐업 의사를 밝히지 않는 이상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재판 후에도 전 대표에게 사업 의지가 있는지가 우선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 대표가 폐업 방침을 공식화할 경우 이용자 피해가 없도록 전 대표와 협의해 관련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전 대표가 25일 재판까지는 지켜봐달라고 했다"며 "그날까지 본 다음에 연락을 취해서 무슨 생각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이용자 피해가 없도록 정보 백업이 가능하게 하겠다"면서도 "전 대표가 폐업을 결정한다면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이용자 보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