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2: 정상회담’, 왜 ‘강철비2’인가

입력 2020-06-23 08:25



왜 ‘강철비2’인가.

여름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진 후 연이은 북한의 도발로 화제의 중심에 선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에 쏟아진 질문이다.

내용적으로 연결되는 속편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속편을 표방하는 ‘강철비2: 정상회담’의 제목에 대해 양우석 감독의 답변을 미리 전한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영화. ‘강철비’와 한반도의 평화체제로 가는 길이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북한 내 정변 발생과 이로 인한 전쟁 위기라는 출발점은 같다. 그러나 전편과 스토리가 이어지는 보통의 속편과 달리, 중국이 패권국가로 급부상하면서 심화된 미-중 갈등의 한가운데에 휘말린 한반도라는 확장된 시야, 그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체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강철비’와는 상호보완적인 속편이라 부를 수 있다. ‘강철비’가 북한 쿠데타 발생 직후, 생사의 기로에 놓인 북의 최고지도자가 남으로 넘어오는 데서 시작해, 남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북의 특수요원 사이의 강철 케미를 통해 평화로 가는 새로운 행로를 보여주었다면,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 북, 미 정상회담장에서 북한 쿠데타가 발생하고 세 정상이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동북아에 드리운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다.

이에 대해 양우석 감독은 ‘강철비’가 ‘한반도의 평화 문제에 대한 결정권이 완전히 남과 북의 손에 맡겨져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판타지에서 시작한 변화구라면, ‘강철비2: 정상회담’은 미-중 갈등과 일본의 견제 등 복잡한 지형 속에 휘말려 들어간 한반도라는 리얼리티에서 시작한 돌직구라고 말한다.

‘강철비’의 북 최정예요원 역의 정우성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남의 외교안보수석 역을 했던 곽도원이 진영을 바꿔, 북의 쿠데타 주동자인 호위총국장을 연기하는 것도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에 있다. 즉 남북의 당사자들이 진영을 바꿔 다른 해법을 모색해 본다고 하더라도, 한반도의 운명은 남과 북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것이다. 판타지에서 시작해서 리얼리티로 나아간 변화구 ‘강철비’와 강대국들 사이 태풍의 눈인 남과 북이라는 리얼리티에서 시작해 평화로 가는 길을 드라마틱하게 따라가는 돌직구 ‘강철비2: 정상회담’은 그렇게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가진다.

한편, ‘강철비’가 남북의 평화, 공존의 상징같은 개성공단에서 시작해 주로 한반도의 곳곳을 누볐다면, ‘강철비2: 정상회담’은 서울의 청와대와 북의 원산 초대소, 워싱턴의 백악관 등의 각국의 주요 공간에 이어, 세 정상이 납치된 지구상 가장 위험한 전략무기인 북핵 잠수함이 잠항해 들어가는 독도 앞바다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강철비’에서 개성공단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북의 방사포(다연장로켓포)의 별칭으로 등장했던 ‘강철비(스틸레인)’은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 사상 최초의 남, 북, 미 정상회담 직전 한반도를 덮친 슈퍼 태풍의 이름으로 등장한다. 태풍이 덮친 독도 앞바다 속, 남북을 포함한 강대국들이 뒤얽힐 잠수함 액션은 ‘강철비2: 정상회담’만의 업그레이드된 볼거리다.

확장된 문제의식과 스케일로, 분단국가인 남과 북,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 사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을 위기 상황을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앵거스 맥페이든. 개성과 연기력을 겸비한 네 배우의 공존과 대결을 통해 실감 나게 그려낼 ‘강철비2: 정상회담’은 2020년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