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처럼 번져"...미국 10개주 코로나19 신규환자 최대치

입력 2020-06-23 05:57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확산세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 같다는 보건 전문가의 진단도 나왔다.

CNN 방송은 22일(현지시간) 전날까지의 최근 7일간 주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환자 수를 자체 분석한 결과 캘리포니아·텍사스·플로리다주 등 10개 주에서 이 수치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10개 주에는 이들 외에도 애리조나·조지아·미주리·네바다·오클라호마·사우스캐롤라이나·유타주가 포함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방문할 예정인 애리조나주의 경우 이 기간 하루 평균 신규 환자가 2천412명을 기록했다.

이는 그 전 7일간보다 약 94% 증가한 것이자 캘리포니아·텍사스·플로리다주에 이어 미국 50개 주 가운데 4번째로 높은 것이다.

플로리다주에서도 환자가 계속 늘며 10만명을 넘겼다. 이날 집계된 누적 환자 수는 10만217명이다.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 스콧 고틀립은 전날 CBS에 출연해 미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코로나19 전염률이 꽤 높았던 것에 보태 상당한 대규모 발병이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틀립 전 국장은 "우리는 남부와 남서부에서 (코로나19의) 부활을 보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 지역에서는 이 전염병을 실제로 없앤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텍사스·플로리다·앨라배마·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주를 지목해 이들 지역에서는 이번 주에 "기하급수적 증가"를 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고틀립 전 국장은 "기하급수적 증가가 제기하는 도전은 모든 게 괜찮아 보이다가 갑자기 그렇지 않게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 마이클 오스터홀름은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속도가 조만간 늦춰질 것 같지 않으며 외려 '산불'처럼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나는 이게 오히려 산불과 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게 늦춰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스터홀름 소장은 "태울 나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이 불은 타오를 것"이라며 "지금 미국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코로나19 환자가 늘고 있는 현상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젊은이들이 더 위험하게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젊은이들의 감염이 노인 등 고위험군으로 옮아갈 가능성을 우려했다.

파우치 소장은 "그들은 먼저 감염된 뒤 집으로 돌아가 나이 든 사람들에게 병을 옮긴다. 나이 든 사람들은 합병증을 일으키고 병원에 가게 된다"며 "사망자 수는 항상 감염자 수보다 몇 주 뒤처진다"고 말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228만6천457명, 사망자 수를 12만36명으로 각각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