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방글라데시發 입국제한...다른 국가는?

입력 2020-06-21 17:49
수정 2020-06-21 19:05
23일부터 외교·관용, 중요 사업상 목적만 비자 발급


정부가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에 대해 신규 비자 발급을 억제하고, 부정기적 항공편의 운항 허가를 중지하기로 했다.

최근 이들 두 국가에서 들어오는 입국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비율이 높게 나타나자 특별 조치를 취한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국가에 대해 비자와 항공편 등을 제한하는 '사전적 방역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에 대해 오는 23일부터 외교·관용, 중요한 사업상 목적 외의 신규 비자 발급을 최대한 억제하는 동시에 부정기 항공편 운항 허가도 일시 중지하기로 했다.

또 입국자 중 '비전문 취업'(E-9) 비자 소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도 입국 전 자가격리 장소를 철저히 확인하고, 자가격리 장소가 없는 경우에는 입국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지금은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와 입국 후 원칙적으로 3일 이내에 진단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는데 특정 국가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나오자 추가로 '원포인트'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최근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발(發) 신규 확진자는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20일 0시 기준 해외유입 확진자 31명의 유입 국가는 파키스탄이 16명으로 과반을 차지했고, 방글라데시가 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날 0시 기준 해외유입 확진자 8명 중에서도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가 2명씩 포함됐다.

고득영 중앙사고수습본부 해외입국관리반장은 "비자 제한조치로 불요불급한 입국자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며 "엊그제 부정기 항공편으로 입국자가 많이 들어왔는데 이런 조치를 일시 중지하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자가격리 장소가 없는 경우 입국 원천차단 조치에 대해 "지금까지는 비전문 근로자들이 (격리장소가 적정한지 등을 확인하는) 자가격리 확인서를 갖고 오지 않아도 제3국을 경유해서 들어오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실효적 조치가 없었다"면서 "앞으로는 탑승자 확인 시스템을 통해 자가격리확인서가 없는 경우에 탑승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외 입국자는 지난 4월 13일 비자심사 강화조치 이후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5월부터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

해외에서 입국한 외국인은 지난 일주일(6.12∼18) 하루 평균 1천48명으로, 직전 한 주간(1천23명) 대비 2% 증가했다. 단기체류 외국인은 358명으로 전주(340명) 대비 5%가 증가했고, 장기체류 외국인은 690명으로 전주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내국인은 하루 평균 2천452명으로 전주 대비 8% 감소했다.

외국인 신규 입국자 중 확진자 발생이 높은 국가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필리핀, 인도, 영국 등이며 최근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로부터 입국하는 고용허가제 근로자가 확진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체류자격별 확진자는 무사증 단기방문 61명, 비전문취업(고용허가제 근로자) 27명 순으로 나타났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외유입 확진자의 증가는 우리 방역과 치료역량의 부담을 초래한다"면서 "현재까지 지역사회내 2차 감염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지만, 해외입국자 중 확진자가 급증하는 국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중대본은 현재 정부가 주도하는 해외 입국자 격리시설인 임시생활시설을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체 등이 참여하는 민간참여형으로 확대·개편해 방역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