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코로나 재유행' 우려에 다우 0.6% 하락

입력 2020-06-18 06:03
수정 2020-06-18 06:05
국제유가 사흘만에 하락, WTI 1.1%↓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빠른 경제 회복 기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맞서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17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0.37포인트(0.65%) 하락한 26,119.6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25포인트(0.36%) 내린 3,113.49에 장을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66포인트(0.15%) 오른 9,910.53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코로나19 발병 상황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 주요경제 지표 등을 주시했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보다 훨씬 큰 폭 증가하면서 경제 회복 낙관론이 강화됐다.

미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 등을 포함한 2조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재정 및 통화정책 확장이 지속하면서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 증언에서 지속적인 경기 부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재정 부양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현시점에서 의회 지원은 중요하다"며 "의회가 너무 빨리 재정 부양에서 물러나는 것은 현명치 않다"고 말했다.

염증 치료 스테로이드 제제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 코로나19 중증 환자 사망률을 크게 낮춰준다는 시험 결과가 발표되는 등 코로나19 치료제 기대도 부상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중증 환자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약은 면밀한 임상 감독 아래에서만사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코로나19 2차 유행 우려는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베이징시는 코로나19 발병이 다시 늘면서 각급 학교의 온라인 수업 전환과 일부 지역 폐쇄 등 대응 조치를 강화했다.

미국에서도 다수 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이 꾸준히 늘어나는 중이다.

마켓워치는 텍사스와 플로리다, 애리조나, 오클라호마를 포함한 9개 주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텍사스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 수가 하루 동안 11% 급증해 우려를 샀다. 텍사스주 입원 환자는 지난달 말 메모리얼 데이 연휴 이후 현재까지 약 84% 급증했다. 경제 재개 이후 상황이 확연히 나빠진 셈이다.

워싱턴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Institute for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는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가 10월 초까지 20만 명을 넘고, 호흡기 질환의 계절성을고려하면 10월 이후에는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점도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다.

중국과 인도 군인들이 국경에서 난투극을 벌여 몇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앞서 북한은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전격 폭파했다.

한편 미·중 무역합의 관련해서는 다소 낙관적인 발언이 나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다방면의 중국과 긴장에도 무역합의는 약화할 조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 내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억류 캠프에서 생산된 제품 수입을 중단할 것이란 경고도 내놨다.

그는 기술 기업 과세(디지털세) 문제에 대한 유럽연합(EU)과의 협상에도 진전이 없다면서, 관세 부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3.28% 급락했고, 금융주도 1.37% 내렸다. 기술주는 0.03% 올랐다.

이날 발표된 미국 주택시장 지표는 혼재됐다.

상무부는 5월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이 전월 대비 4.3% 증가한 97만4천 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09만 채에 못 미쳤다.

5월 주택착공 허가 건수는 14.4% 증가한 122만 채를 보였다. 시장 예상 119만 채보다 양호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완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마크 오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많은 미국인이 코로나가 끝난 것 같은 태도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증시 급등은 모든 것이 단기간에 정상화될 것이란 점을 기대한 데 따른 것이지만, 일부 지역의 감염 급증은 이런 낙관론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59% 하락한 33.47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17일(현지시간) 사흘 만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1%(0.42달러) 떨어진 37.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19분 현재 배럴당 0.66%(0.27달러) 하락한 40.6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 2주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유가의 발목을 잡았다.

국제 금값은 소폭 내렸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05%(0.90달러) 내린 1,735.60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