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달라졌어요"…'곱버스' 버리고 '레버리지' 탔다

입력 2020-06-16 17:40
수정 2020-06-16 16:41
<앵커>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이 조정을 보일 때마다 과감한 베팅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우량주와 성장주의 주가가 밀릴 때마다 주식을 사모으고 있는데요, 추가 하락에 베팅했던 개인들까지도 이제는 상승을 예상하며 뭉칫돈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유주안 기자입니다.

<기자>

글로벌 유동성 파티 속에서 스마트 머니로 무장한 개인투자자들의 선전이 눈에 띕니다.

골드만삭스는 '로빈후드'로 불리는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3월 저점 이후 순매수한 종목들의 현재 수익률이 61%에 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코로나19 피해 우려로 주가가 급락한 카지노 호텔 체인인 펜 내셔널 게이밍과 MGM 등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40개 종목들이 불과 석달도 채 되지 않아 거둔 성과입니다.

국내 증시에서 동학개미가 순매수한 상위 종목들의(ETF 제외) 같은 기간 수익률도 약 57%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시장 하락 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의 사정은 180도 다릅니다.

3월 말 이후 가장 많은 개인투자금이 유입된 건 지수 하락분의 두 배 수익을 추구하는 이른바 '곱버스' 상품으로, 무려 2조3천억원의 투자금이 모여들었지만 증시 V자 반등과 함께 투자금이 반토막이 나버렸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량과 매수대금 등을 가중평균한 매수평균단가와 최근 주가를 비교해봤을 때, 현 시점에서 수익이 나고 있는 종목은 전체의 65.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다시말해 34.5%에 해당하는 종목은 손실이 발생했거나 가까스로 원금을 지키는 데 만족해야 했던 겁니다.

이같은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보인 조정장에서는 상승에만 집중 베팅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이 다우존스 지수가 6% 급락했던 지난 11일이후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 양시장에서 단 3일 만에 3조5천억 원어치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SK 등 대형 우량주에 집중 투자한 것은 3월 급락장과 유사했지만 KODEX200선물인버스2X, KODEX 인버스, 원유 ETF 등을 포트폴리오에서 축소하고 KODEX 레버리지를 순매수한 점이 눈에 띕니다.

과거 시장이 빠질 때면 패닉셀에 동참하던 개인투자자들, 이제는 과감한 베팅을 앞세운 동학개미로의 변모에 시장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