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DJ 넥타이 매고 등장한 文…"北, 대화 창 닫지 말아야"

입력 2020-06-15 20:20
수정 2020-06-16 07:52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에 보낸 영상 축사에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이 넥타이는 김 전 대통령이 20년 전 6·15 남북공동선언문 서명식 당시 착용한 것이다.

대북전단 살포와 이에 대한 북측의 강경한 태도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남북 관계 진전의 이정표를 세운 20년 전의 합의를 되새기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20년 전 DJ의 넥타이를 맨 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대화의 창을 닫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넥타이는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전달해 왔다고 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쓰던 물품이 동교동 자택에 보관 중"이라며 "서거 후 손을 대지 않던 옷장 문을 열어보니 2000년 당시 넥타이들이 따로 보관돼 있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김 의원이 '6·15 정신을 계승해 달라'는 당부와 함께 넥타이를 전해 왔다면서 "다소 윤기를 잃었으나 6·15 정신을 상징하듯 넥타이의 푸른 빛은 은은함을 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영상 축사 녹화에 사용된 연대(演臺)는 2018년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27 판문점선언을 공동 발표 때 사용된 뒤 판문점에 보관해 온 것이다.

강 대변인은 "연대 재질인 호두나무는 습기에 강하고 휘거나 터지는 일이 없다"며 "휨이나 뒤틀림 없는 남북관계를 기원하는 데 적격"이라고 전했다.

이어 "넥타이와 연대는 6·15 남북공동선언부터 4·27 판문점선언까지 18년에 걸쳐 남북이 함께한 대화의 여정을 상징하는 소품"이라며 "6·15 선언을 이행하고 4·27 선언을 준수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생각이 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