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확충 나선 아시아나…매각에 미칠 영향은?

입력 2020-06-15 15:07
임시 주총 열고 주식 총수·전환사채 발행 한도↑
아시아나항공이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주식 총수와 전환사채(CB) 발행한도를 대폭 늘리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아시아나항공은 15일 강서구 오쇠동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관 개정안은 출석 주주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발행 가능한 주식수는 기존 8억주에서 13억주로 확대됐다. CB 발행 한도 역시 기존 7천억원에서 1조 6천억원으로 늘어났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월부터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4월부터 전 직원이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을 사용하도록 해 절반의 인력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이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에 1조7천억원의 추가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중 5천억원을 영구 CB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지원받을 예정이어서 아시아나는 정관을 변경해 한도를 늘린 것이다.



다만 이번 임시 주총 결과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협상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수 주체인 현산 측이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채권단에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채권단에서는 현산 측에 구체적인 재협상 조건을 제시하라며 공을 넘기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천280%로, 전 분기(1천387%)의 4.5배에 달한다. 부채는 전 분기 12조5,951억원에서 13조2,041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자본 잠식률 역시 81%에 달한다.

앞서 HDC현산은 "현산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명시적인 부동의에도 아시아나항공은 추가자금의 차입과 부실계열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을 결정하고 이와 관련된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등 후속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거래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신의 성실하게 충분한 자료와 설명을 제공하고 협의와 동의 절차를 진행해 왔던 내용"이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HDC현산과 채권단의 핑퐁게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 경우 자본확충의 시기를 놓치면서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