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사로잡은 의적(義賊)..."월가를 점령하라"

입력 2020-06-12 17:36
연구기관인 퓨 리서치센터는 미국의 연령별 세대 구분을 제시한 적이 있다.

-베이비붐 세대 : 1946~1964년생

-X세대 : 1965~1980년생

-밀레니얼 세대: 1981~1996년생

-Z세대: 1997년생~

한국의 상황과 달리 미국은 24~39세인 밀레니얼 세대의 인구가 그들의 부모 세대인 베이붐 세대 보다 많다.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을 기점으로 대학에 입학했던 이들 밀레니얼 세대는 대한진학률이 이전 세대에 비해 매우 높고, 자기표현 욕구가 강하며, SNS에 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기업이 있다. 바로 온라인 증권사인 '로빈후드(Robinhood)'.

(사진 : 바이주 바트(좌), 블라디미르 테네프 /로빈후드 홈페이지)

스탠포드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두 친구 블라디미르 테네프(Vladimir Tenev)와 바이주 바트(Baiju Bhatt)가 2013년 창립한 회사로 스마트폰에 어플리케이션을 설치만 하면 곧바로 거래가 가능한 간편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두 창업자는 2011년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시위에 참가하면서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금융회사를 위해 알로리즘 프로그램을 만들던 일을 그만두고 로비후드를 창업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그 원인을 제공했던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법적,도의적 책임은 회피한 채 국민의 혈세를 지원 받은 반면 적지 않은 미국인들의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추락하면서 잠재됐던 불만이 폭발했다.

월가의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수수료를 부과한다. 대규모 거래를 하는 기관과 달리 개인투자자에게는 계좌개설, 유지, 최소증거금 등 각종 명목을 붙여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서 매매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점에 두 창업자는 주목했다.



그래서 '로빈후드'는 주식과 ETF, 옵션과 금, 가상화폐를 매매할 때 수수료가 없다. 심지어 소액이라도 계좌를 만들어 투자에 나설 수 있다. 반면 오프라인 지점도 없고, 리서치, 마케팅, 자기매매 인력도 존재하지 않는다.

초보자도 직관적으로 쉽게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복잡한 차트도 없앴다. 사용자 대부분의 공통점은 '쉽다'는 반응을 보인다.

밀레니얼 세대인 두 창업자의 아이디어는 '대박'이 났다. 미국과 영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앱 사용자는 이미 1천만 명이 넘는다. 로빈후드의 등장에 기존 온라인 증권사도 수수료를 낮추면서 대응에 나섰지만 열풍을 막지 못했다. 로빈후드는 시간외 거래에 이어 투자상품군을 확대하고 프리미엄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월가를 조금씩 흔들고 있다.

'투기와 도박을 유도한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필요없는 군더더기를 없애고 서비스의 본질에 집중한 로빈후드가 미국판 동학개미운동의 1등 공신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사진:로빈후드 홈페이지)

기울어진 운동장을 거부하는 '모두를 위한 투자(Invsting for Everyone)', '모두를 위한 금융의 민주화(Democratize Finance for all)'는 거리에서 외치던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