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연설비서관-진중권 시(詩) 공방…'빈 꽃밭' vs '빈 똥밭'

입력 2020-06-11 16:48
수정 2020-06-11 16:58
신동호 비서관, 시(詩)로 진중권 저격
진중권 전 교수 '빈 똥밭' 답시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을 책임지는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시(詩)로 진중권 전 교수를 에둘러 비판했다. 진 전 교수가 "문 대통령은 남이 써준 연설문을 읽는다"며 도발한 데 대한 반격이다.

신 비서관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형도 시인의 '빈 집'을 변용한 '빈 꽃밭'이라는 제목의 시를 올렸다. 신 비서관은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84년 '오래된 이야기'로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한 시인이다.



시는 "(어느 날 아이가 꽃을 꺾자 / 일군의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 아이는 더 많은 꽃을 꺾었고 / 급기야 자기 마음속 꽃을 꺾어버리고 말았다)"로 시작한다. 진 전 교수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진 전 교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시는 또 "꽃을 피워야할 당신이 꽃을 꺾고 / 나는 운다, 헛된 공부여 잘 가거라"라는 구절과 "즐거움(樂)에 풀(艸)을 붙여 약(藥)을 만든 / 가엾은 내 사랑 꽃밭 서성이고 / 울고 웃다가, 웃다가 울고 마는 우리들아"로 이어진다.

'즐거움(樂)에 풀(艸)을 붙여'의 한자음은 '악풀'이다. 주로 SNS 통해 여권 진영을 공격하는 진 전 교수의 행태를 재치있게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는 "숭고를 향해 걷는 길에 당신은 / 결국 불안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았지만 // 꽃을 잃고, 우리는 울지 않는다."로 끝을 맺는다.



진 전 교수는 신 비서관의 시를 패러디한 '빈 똥밭'이라는 답시를 올렸다. '신동호의 빈 꽃밭을 기리며'라는 부제로 "어느날 아이가 똥을 치우자 / 일군의 파리들이 아우성을 쳤다. / 아이는 더 많은 똥을 치웠고 / 급기야 그들 마음 속의 똥을 치워버리고 말았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