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유명 사립 국제중학교인 대원국제중학교와 영훈국제중학교가 내년에 일반중학교로 전환된다.
정부가 서열화와 사교육을 조장한다면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에 이어 국제중학교도 일반 중고교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지만, 해당 중학교들은 "부당하다"면서 국제중 지정 취소가 확정되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의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해 특성화중학교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중학교 의무교육 단계에서 국제중학교는 모든 학생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국제중은 지정 목적과 달리 일반 학교 위에 서열화된 학교로 인식돼 이를 위한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청은 전날 이들 2개 국제중학교와 서울체육중학교 등 3개 특성화중학교를 두고 지정·운영성과 평가 심의를 했다. 이 가운데 대원·영훈국제중은 특성화중 지정에서 탈락했고 서울체육중만 재지정됐다.
교육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평가단은 국제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 교육격차 해소 노력이 저조하다고 보고 국제중 지정 취소 결정을 내렸다.
또 이들 2개교는 의무교육 단계인 중학교에서 연간 평균 1천만원 이상의 학비를 부과함에도 '학생 1인당 기본적 교육활동비'와 '사회통합 전형(기회균등전형) 대상자 1인당 재정지원 정도' 등에서도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특성화중학교 운영 성과평가는 5년 주기로 특성화중이 지정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절차이며 특성화중 지정취소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올해부터 특성화중 운영성과평가에서 지정취소 기준 점수가 60점에서 70점으로 올라가고 감사 지적 사항에 따른 감점이 5점에서 10점으로 상향조정된 점도 지정 탈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정에서 탈락한 한 학교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이 이번에 평가 기준을 올리는 등 재지정을 않겠다는 결론을 내놓고 이에 맞춰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 교육감은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교육부에 (국제중의 일반중 전환을)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며 국제중의 일반중 전환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교육청은 대원·영훈국제중에 대해 관련법에 따라 청문 절차를 거쳐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이미 2025년부터 자사고와 외고도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지난해 결정함에 따라 이들 국제중은 지정 취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지정 취소에 동의할 경우 이들 학교는 내년부터 일반 중학교로 전환되지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특성화중학교 학생 신분을 유지한다.
대원·영훈국제중은 교육부에서 지정 취소 결정이 나면 법원에 특성화중학교 지정취소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해당 처분 취소를 요청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국제중을 없애기로 결론을 내놓고 평가를 한 것이므로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 2개 학교를 포함해 전국에는 모두 5개 국제중학교가 있다. 이 가운데 2018년 문을 연 경남의 선인국제중을 제외하고 경기도의 청심국제중과 부산의 부산국제중도 올해 재지정평가를 받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