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 8.7조 '덜 걷혀'…재정적자·국가채무 모두 '사상 최대'

입력 2020-06-09 10:37
수정 2020-06-09 10:51
재정적자 56.6조 '역대 최대'
국가채무 746.3조, 한달 전보다 14.7조↑


국세 수입이 지난해보다 부진한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재정 투입을 늘려 나라살림 적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6월호'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세 수입은 100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7천억원 감소했다.

올해 걷으려고 한 세금 목표 대비 실제 걷은 금액의 비율인 진도율(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은 34.6%로 1년 전(37.3%)보다 2.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3월 국세가 전년 동기대비 8조5천억원 덜 걷힌 것을 고려하면 4월 한달에는 2천억원이 덜 걷힌 셈이다.

애초 4월부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법인세 분납분 집계 시점 변경 등으로 전체 국세 감소폭은 예상보다 작았다.

4월 전체 국세수입은 31조2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천억원 줄었다.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법인세는 6조4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3조7천억원 늘었다.

코로나19에도 법인세가 늘어난 것은 3월 신고 법인세 분납분이 지난해에는 5월 세수로 집계된 반면 올해는 4월 세수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은 5월 법인세에 두드러지게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1∼4월 법인세 누계는 21조7천억원, 4월 기준 진도율은 33.7%다.

4월 소득세는 6조6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원 늘었다. 연초 부동산 거래 증가로 양도소득세가 7천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1∼4월 소득세 누계는 28조8천억원, 4월 기준 진도율은 32.6%다.

4월 부가가치세는 14조5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6천억원 줄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부가세 신고·납부기한을 연장하고 징수를 유예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방소비세율이 15%에서 21%로 인상돼 부가세 2조4천억원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

1∼4월 부가세 누계는 29조5천억원, 4월 기준 진도율은 43.0%다.

기타 나머지 국세는 4월 2조6천억원 걷혀 1년 전보다 4천억원 감소했다. 1∼4월 누계는 12조5천억원, 4월 기준 진도율은 33.4%다.

세외수입은 1∼4월 10조6천억원으로 작년보다 5천억원 늘었고 기금수입은 55조1천억원으로 3조8천억원 증가했다.

국세수입에 세외·기금수입을 반영한 총수입은 1∼4월 166조3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8조7천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총지출은 209조7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조원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일반회계 10조8천억원, 특별회계 2조4천억원, 기금 10조2천억원 등이 각각 늘었고 세입세출 외 지방자치단체 교부금 정산액 감소 등으로 10조4천억원이 줄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1∼4월 통합재정수지는 43조3천억원 적자가 났다.

4월 총지출이 1년 전보다 줄어든 반면 총수입 감소폭은 크지 않아 1∼3월 통합재정수지(45조3천억원 적자)보다 개선된 수치다.

그러나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빼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4월 56조6천억원 적자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1∼4월 기준으로 적자폭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3월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55조3천억원이었다.

4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46조3천억원으로 3월 말 대비 14조7천억원 늘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4년 이후 전월 대비 기준으로 가장 큰 증가폭이다.

국고채 잔액 증가(14조6천억원), 국민주택채권 잔액 증가(2천억원) 등의 영향이다.

중앙부처와 공공기관의 올해 조기집행 관리대상사업 307조8천억원 중 4월 말까지 집행한 실적은 137조7천억원으로 연간 계획 대비 44.7% 집행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