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마포쉼터 소장 심성 맑은 분, 심리적 고통 컸다"

입력 2020-06-07 15:55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소장 A(60)씨가 숨진 채 발견된 일과 관련, 7일 "고인이 최근 정의연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앞에서 A씨 사망 관련 성명을 발표하면서 "고인은 2004년부터 '평화의 우리집' 일을 도맡아 개인 삶을 뒤로 한 채 할머니들의 건강과 안위를 우선하며 늘 함께 지내 왔다"며 "심성이 맑은 분이었고 정성과 헌신으로 언제나 자신보다 할머니가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A씨가) 갑작스러운 검찰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며 "쏟아지는 전화와 초인종 소리, 카메라 세례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고인을 위해서라도 인권 침해적이고 무분별한 취재경쟁을 그만하고 고인의 삶을 차분히 봐 달라"며 "유가족 의견을 존중하며 명예롭고 정중하게 고인 가시는 길에 예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A씨의 장례 절차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평화의 우리집'에 홀로 사는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1) 할머니의 아들 황선희(61) 목사는 "어머니를 16년 동안 돌보던 분이 돌아가셔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황씨는 이어 "더 질문은 받지 않겠다"며 차를 타고 떠났다.

'평화의 우리집' 소장을 맡아온 A씨는 6일 오후 10시 35분께 경기도 파주시 자택 화장실에서 'A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달 21일 검찰이 정의연의 회계 자료 일부가 보관되어 있다는 이유로 쉼터를 압수수색을 한 이후 주변에 "검찰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A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