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도 넘은 대구, 내일 폭염특보…마스크 착용 어쩌나

입력 2020-06-03 20:0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화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일 올해 첫 폭염특보가 예고됐다.

기상청은 대구, 경남 창녕, 경북 청도·김천·칠곡·성주·고령·경산에 4일 오전 11시 폭염주의보를 발령한다고 3일 발표했다.

올해 첫 폭염특보이자 지난달부터 기온과 습도를 고려하는 체감온도 기준으로 폭염특보가 시범 운영된 이후 발령되는 첫 특보다.

바뀐 기준에 따라 기상청은 하루 최고 체감 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를, 하루 최고 체감 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를 내린다.

아직 6월 초이지만 전국 곳곳은 이미 한여름 같은 날씨를 보였다.

이날 대구와 포항의 최고기온은 31.1도까지 치솟았고 서울 28.4도, 춘천 29.2도, 구미는 29.7도, 울산 28.6도 등을 기록했다.

4일은 청도와 경산이 35도, 대구·칠곡·고령·성주·김천·창녕은 34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은 "중국 내륙지역의 하층 기온이 25도 이상 높게 형성된 가운데 서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서풍을 따라 우리나라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전국의 낮 기온이 오르겠고, 특히 경상도는 지형적인 영향과 햇볕으로 인해 지면 가열이 더해지면서 일부 해안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3도 이상 오르겠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사람들의 답답함도 가중할 수밖에 없다.

이미 덥고 답답하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도 속속 보이는 상황이다.

이날 점심시간 기자가 찾은 경기 수원의 한 냉면 전문점에는 서빙하는 직원 3명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일하다가 손님으로부터 지적을 받고 나서야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 직원은 "점심시간 바쁘게 일하다 보니 숨쉬기가 답답해서 마스크를 벗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된 학교 역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급격히 더워진 날씨로 에어컨을 틀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다중이용시설에서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시간마다 1회 이상 환기를 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놓았다.

일찍 찾아온 더위로 인해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도 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전국 500여개 응급실을 통해 온열질환자 내원현황을 신고받는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이날까지 온열질환자 13명(사망자 0명)이 신고됐다고 밝혔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온열질환자 10명 중 8명이 실외에서 발생한다"며 "논·밭이나 실내·외 작업장에서 일하는 경우 폭염 시 물, 그늘, 휴식의 건강수칙을 유념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