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77년 만에 역대급 '통행금지'

입력 2020-06-02 21:23


백인 경찰관의 흑인 살해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하면서 주요 도시들이 '역대급'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속속 도입하고 나섰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1일(현지시간) 뉴욕시를 대상으로 밤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통행금지를 명령한 데 이어 2일에는 통행금지 시작 시간을 저녁 8시로 3시간 앞당긴다고 밝혔다.

이는 1943년 8월 백인 경찰관의 흑인 병사 총격 사건으로 할렘에서 대규모 소요 사태가 벌어지자 피오렐로 라과디아 당시 뉴욕시장이 저녁 10시30분 통금령을 내린 이후 70여년 만에 가장 강력한 제한 조치라고 CNN 방송이 전했다.

통행금지 강화는 시위가 격화하면서 폭력 행위가 함께 벌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1일 밤 뉴욕 시내 곳곳의 대형 유통매장에서 약탈 행위가 목격됐고, 경찰은 수백명을 체포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CNN은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가까운 미드타운 동부에서도 약탈 행위가 있었다며 "무정부 상태"라고 묘사했다.

미국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무려 12시간의 통금 조치를 1일부터 시행했다. 1992년 흑인 운전자 로드니 킹을 구타한 백인 경관들의 무죄 선고로 촉발된 'LA 폭동' 이후 28년 만에 가장 엄격한 통금령이다.

마이클 무어 LA 경찰국장은 최근 시위 사태로 90개 가까운 상점이 파괴됐다며, 상가 보호를 위해 이미 투입된 1천명의 캘리포니아주 방위군에 더해 1천명의 추가 병력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FP에 따르면 뉴욕과 LA를 포함해 미국에서 40개 이상의 도시가 야간 통행금지를 도입했다.

전날 밤 세인트루이스에서 시위 현장에 배치된 4명의 경찰관이 총격을 당한 데 이어 라스베이거스에서도 경찰관 1명이 총에 맞았다고 AP 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