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아마존을 꿈꾸는 네이버가 '아마존 프라임' 같은 유료 구독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네이버페이로 쇼핑하면 돈을 포인트로 돌려주는 서비스인데,
기존 e커머스업체가 네이버 가두리 안에서 경쟁하는 존재로 전락할 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지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아마존당했다(Amazonized)'
미국 아마존이 이커머스 시장은 물론 오프라인 유통까지 모두 집어삼킨 현상을 말합니다.
실제로 아마존이 등장하면서 토이저러스가 도산했고,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백화점 체인 시어스와 바니스 뉴욕이 최근 잇따라 파산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네이버당했다'는 말이 나오게 될까.
실제로 네이버는 전국민이 이용하는 포털을 기반으로 온라인 쇼핑과 결제 수요를 급속히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네이버를 거치지 않으면 장사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인터뷰> 위정현 /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커머스는 네이버 검색과 강력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고요. 비즈니스적으로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새로운 비즈니스의 등장을 막고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돼서 소비자의 효용을 해치고, 스타트업 등의 경쟁을 저해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번 달 출시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도 네이버 가맹점이 아니면 버틸 수 없는 구조.
월 4,900을 내는 이 서비스에 가입하고 네이버페이로 쇼핑을 할 경우 결제금액의 최대 5%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돌려줍니다.
온라인 쇼핑을 하는 이용자들에게는 꽤나 쏠쏠한 혜택입니다.
출시를 앞둔 네이버통장도 네이버페이 결제 실적이 10만원을 넘으면 100만원 한도에서 연 3% 이자를 주도록 했습니다.
쇼핑하려고 포털을 찾는 사용자가 이미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가운데,
물건을 팔려면 네이버페이 가맹점으로 들어오란 이야기와 다를 게 없는 큰 유인입니다.
여기에 자사 가맹점은 포털 검색에서 눈에 더 띄도록 'N페이+' 표기를 달아주면서,
네이버가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
<인터뷰> 윤을정 / 신영증권 연구원
"콘텐츠 구독보다는 쿠팡 판매에 조금 더 가까운…네이버 '락인효과'는 분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른 서비스로 이용자를 확장시키는, '어차피 구독한 거 아까우니까 다른 서비스를 이용해 보자'는 것이죠."
온라인 쇼핑의 최상위 포식자로 새롭게 떠오른 네이버,
지금 추세라면 기존 e커머스 업체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