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슬기로운 의사생활’ 전미도 “‘찐의사 같다’는 표현이 가장 좋았어요”

입력 2020-06-01 07:56



배우 전미도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아마도 대표작으로 남을 만한 작품을 성공리에 이끌었기 때문일 것이다.

무대 위에서의 모습이 익숙한 전미도가 드라마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지난달 28일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서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여주인공 채송화를 열연한 전미도는 인터뷰 내내 환한 미소를 지었다.

“고생한 만큼 많은 시청자분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 같아서 감사해요. 너무 감사한 마음이 큰 작품인데 표현이 상투적인 것 같아요.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내게 기적과 같은 작품이에요. 작품 하나를 만났는데 사람을 내 삶에 큰 영향을 주었어요. 욕심으로는 채송화라는 인물이 또 이 작품이 오랫동안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흥행을 이어온 신원호 PD와 ‘응답하라’ 시리즈와 예능 ‘꽃보다 할배’, ‘꽃보다 청춘’의 이우정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 작품마다 스타를 탄생시키는 신원호 PD는 이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전미도를 브라운관 속 스타로도 만들었다.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도전했어요. 드라마 출연이 무서웠지만 무섭다고 해서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어서 용기를 냈죠. 그래서 열심히 임했는데 중간 중간 감독님이 내가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좋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드라마로 넘어온 이상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마음을 미리 잘 추슬러라’ 등 여러 조언을 해주셔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었어요.”

극 중 전미도는 신경외과 교수 채송화를 연기했다. 첫주연극이었지만 보는 이들로부터 ‘찐의사’ 같다는 평을 들을 만큼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다.

“특별 출연한 것을 제외하고는 첫 작품이에요. 첫 작품에 이런 작품 만난 건 정말 행운인 것 같아요. 주변 배우들로부터 드라마 촬영이 얼마나 힘든지 익히 들어서 걱정도 했었는데 우리 작품은 들은 것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촬영한 것 같아요. 쉬는 시간도 딱 정해져 있었어요. 그러지 않았으면 지금 나온 것만큼 역량을 표출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처음이라 아직 서툴지만, 제작진의 배려 덕분에 그나마 이 정도라도 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채송화는 책임감이 있는 의사라고 생각했어요. 뭐든지 맡은 것에 대해서 끝까지 해내려고 하는 욕심 내지 그런 태도가 있는 의사라고 해석했죠. ‘찐의사 같다’는 표현이 가장 좋았어요. 작품에 임할 때 ‘진짜 의사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봐주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했어요.”




전미도는 극 중 음치 콘셉트를 받아 전공인 노래가 아닌 베이스 연주를 선보이며 다채로운 매력도 표출했다.

“작가님이 ‘노래 잘하는 사람이 음치 연기를 하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라고 제안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너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죠. 오히려 보컬로서 노래 부르는 역할을 했으면 부담스러웠을 것 같아요. 잘 됐다고 생각해요. 음치 연기는 배우들끼리 있을 때 장난삼아 생목으로 노래를 부르곤 해요. 그런 식으로 음치 연기를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베이스 연주는 작년 여름부터 미리 연습했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 스스로 실력이 향상하는 걸 느꼈어요. 기자님들이 마감 시간을 반드시 지키기 위해 집중하는 것처럼 우리도 정해진 촬영 기간이 있다 보니깐 손에 물집 잡히고 굳은살이 베겨가면서 진짜 열심히 했어요.”

주인공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가 의대 동기 5인방으로 호흡했다.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슬기로운 감빵생활’까지 신원호-이우정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은 늘 찰떡같은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5명이 함께 촬영하는 신은 주로 밥 먹는 신과 연주하는 신이었어요. 5명이 함께 촬영한 건 항상 메이킹이 나와서 아마 메이킹 영상으로 우리의 촬영 분위기가 다 전달됐을 거예요. 사석에서 놀고 있는지 촬영을 하는 건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즐겁게 촬영했어요. 촬영 후 5명이 다 똑같이 하는 말은 ‘촬영 잘한 건지 모르겠어’였어요.”

안방 시청자들에겐 낯설 수 있는 전미도는 무대에서 주로 활동해온 14년차 베테랑 뮤지컬 배우다. 1982년생으로 명지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이며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했다. 이후 ‘라이어’, ‘김종욱 찾기’, ‘사춘기’, ‘신의 아그네스’, ‘영웅’, ‘화려한 휴가’, ‘갈매기’, ‘번지점프를 하다’, ‘벚꽃동산’, ‘베르테르’, ‘맨오브더라만차’, ‘어쩌면 해피엔딩’, ‘스위니 토드’, ‘닥터 지바고’, ‘빠리빵집’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한 해도 쉰 적이 없을 만큼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고 꾸준히 연기력과 가창력을 다지며 자신만의 묵직한 내공을 쌓아왔다. 그동안 브라운관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업계에서는 이전부터 실력자로서 명성을 떨쳐왔다.

“기회가 되면 무대에서도 오랫동안 최선을 다 하고 싶어요. 아이러니한 게 나는 사람들 앞에 내보이는 직업을 가지고 있음에도 관심 받는 게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하면 사생활이 없어지는 거 아닌가란 두려움도 있었어요.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했을 때도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알 수가 없으니깐 겁이 나더라고요. 회차가 거듭할수록 나를 긍정적으로 받아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생각했어요. 지나다니면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아졌고 많은 분이 살갑게 다가와 주시니 이제는 즐겨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공연계에서 전미도를 향한 극찬은 화제가 됐다. 조승우를 비롯해 수많은 배우들이 전미도를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배우’라고 언급한 것. 조승우와 전미도는 뮤지컬 ‘닥터 지바고’, ‘베르테르’, ‘맨 오브 라만차’, ‘스위니 토드’에서 함께 연기한 바 있다.

“조승우 선배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편이에요. 같이 작품 4개를 했는데 공연계에서 4작품이면 꽤 많이 한 것에 속해요. 물론 배우로서 인정해주시는 부분도 있어서 그런 말씀을 해주셨겠지만 수많은 배우 중에 나만 존경한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존경할 거면 내가 존경해야 하는 사람이죠. 극대화 시켜서 좋게 얘기해주신 것 같아요. 연락 오셔서 ‘너 떴더라’라고 말하시더라고요. 중간에 또 한 번 연락 와서 ‘너무너무 좋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해서 훨훨 날아라’라고 하셨어요.”

안방극장에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전미도. 차기작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지만, 올 하반기에 촬영 예정인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로 다시 안방극장을 찾는다.

“올 연말에 촬영이 다시 들어가는 거로 알고 있어요. 주요 배역은 그대로 나오는 거로 알고 있어요. 6개월을 줬어요. 그래야 뭐라도 다른 곳 가서 할 것 같다고. 시즌2에서는 송화와 관련된 서사가 조금 더 나왔으면 좋겠어요. 치홍이가 고백했을 때 무슨 마음이었는지. 익준이를 좋아한 건지. 송화가 과거 익준이를 짝사랑한 건지는 대본에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너무 궁금해요.”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여주인공으로 안방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할 전미도의 모습을 기대해볼 만하다.

“전미도를 그냥 배우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뮤지컬 배우도 영화 배우도 아니고 어떤 타이틀 없이 어떤 장르에 가서 어떤 연기를 해도 다 소화할 수 있는 그냥 배우라고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