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홍콩 특별지위 철폐…언론 "美中 관계 전환점 될 것" [생생 글로벌 경제]

입력 2020-06-01 08:42
트럼프, 홍콩 특별지위 철폐…언론 반응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특별지위 박탈'이라는 극약처방을 강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홍콩 보안법 처리를 강행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미중 관계가 '홍콩 이슈'로 인해서 중대한 전환기에 접어들었다고 입을 모았는데요.

현재 무역부터 금융, 기술, 그리고 안보 분야까지 다방면에서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선을 더욱 노출하게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만 놓고 보면, 세부적인 내용이 생략된 '엄포'에 가깝다는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는데요.

CNBC에 따르면, "정확하게 어떤 조치를, 어떤 단계로 밟을지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고, 블룸버그 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 가운데 당장 이뤄질 것은 거의 없다"고 평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당시 시진핑 주석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데다가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또한 건드리지 않은 것을 봤을때, 외신들의 이러한 평가가 충분히 나올 수 있습니다.

당장 미중 관계를 파국으로 끌고 가려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인데요. AP 통신은 "적어도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조치들은 단지 경고에 불과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큰 틀에서는 미중 관계의 '티핑포인트', 즉 전환점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중 관계가 몇 달간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홍콩 이슈는 새로운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G7 정상회의에 한국 초청 희망

트럼프 대통령이 원래 다음달 개최 예정이던 G7 정상회의를 9월 쯤으로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는데요. 이 때 G7 회원국이 아닌 우리나라를 포함해 호주와 러시아, 인도까지 함께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G7 회의를 연기하려고 하는 이유에 대해 G7이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적절히 대표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G7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과 이탈리아, 캐나다 그리고 일본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올해 G7 의장국인 미국은 원래 한 달 뒤 워싱턴DC에서 대면 회의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메르켈 독일 총리가 불참 의사를 밝히는 등 개최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G7 회원국 외에 한국 등을 초청하겠다는 것이 G7 정상회의를 일시적으로 확대 개최하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다른 의사가 있는 것인지 현재로선 불분명해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과 충돌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G7으로 구축된 강대국의 질서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재편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외신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G7 회의 초청에 대해 호주 정부는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반면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미국 측과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주 뉴욕증시 전망…美·中 갈등 양상 지켜봐야

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중 갈등을 지켜보는 가운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5월 실업률이 발표되는 점도 긴장감을 높일 수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경제 재개가 단계적으로 활성화되면서 경제 활동의 회복 속도가 얼마나 빠를지가 핵심 변수입니다.

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보안법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에 돌입할 것을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1단계 무역합의 철회와 같은 과격한 조치를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이 다소 안도했지만, 경계심을 늦추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홍콩 특별지위의 박탈이 현실화하면 미국 기업과 경제에도 상당한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과 미국의 추가 대응 등 작년의 무역전쟁 때 같은 악순환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양국의 추가적인 조치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번 주에는 미국의 실업률 등 중요한 지표들도 다수 발표됩니다. 다만 최근 증시는 경제 지표의 부진에 대해서 이미 예상된 것이라는 인식 탓인지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20% 내외의 실업률과 같은 심각하게 부진한 경제 지표가 현실화하면 투심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 경제 재개로 예상되는 회복 속도와 비교해서 증시가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는 점도 유의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고평가 인식이 커진다면, 시장이 호재보다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지난주 나타난 기술주의 상대적인 약세 현상이 지속할지도 주목할 대목으로 꼽았는데요. 최근 경제 재개로 은행주를 비롯한 경기 민감주가 강세였던 반면에, 자택으로의 대피 수혜 주로 꼽히면서 큰 폭으로 올랐던 기술주들은 다소 부진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