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와 금융당국 규제에 치여 증권사 투자은행(IB) 사업이 개점 휴업인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동학개미 특수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요.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민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코로나19로 16개 증권사의 1분기 순이익은 투자은행(IB) 부문이 직격탄을 맞으며 전년대비 평균 87% 급감했습니다.
2분기에도 진통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2분기 순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38%, 23% 줄어들 전망입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IB가 난리가 아닙니다. 할 게 없습니다. 상반기 거의 놀았습니다."
하반기도 난항이 예상되는데 IB 대부분 영역에 대해 금융당국이 규제를 준비하고 있는 점도 부담입니다.
잇따른 사고로 사모펀드 활성화를 위한 체계 개편안은 20대 국회와 함께 폐기됐고 대규모 손실 위험으로 ELS 등도 규제 물망에 올랐습니다.
또 국내외 부동산이 불안한 데다 지난해 모 자산운용이 현지 사업자 대출 서류를 위조한 사기 혐의로 1,200억원 이상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자 당국이 고삐를 조이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자본시장 불안 요소로 증권사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지적해 부동산PF 시장 위축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규제로) 고객 선택 자체를 원천적으로 제한시킬 수 밖에 없는 이런 부분이 우려됩니다."
증권사들은 대책으로 동학개미 운동에 따른 브로커리지 특수를 노리고 삼성전자 주식 증정, 수수료 감면 등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던 키움증권마저 올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27% 감소할 것으로 보여 IB 부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렇다 보니 사실상 개점 휴업인 증권사 IB에 대한 구조조정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 자본금 1위 미래에셋대우마저 최근 저연차 IB직원들을 영업지점, 콜센터 등으로 이동시켰고, 비슷한 움직임이 여타 증권사에서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와 당국의 규제 움직임에 증권업계는 올해 내내 추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탄식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