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수출장벽 높아져”…車업계 '노심초사

입력 2020-05-26 17:45
수정 2020-05-26 17:41
<앵커>

신(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불리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이른바 USMCA가 오는 7월 발효됩니다.

이번 협정으로 북미 지역 자동차 부품 공급망이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우리 기업들도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송민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7월 1일부터 새로운 북미자유무역협정인 USMCA를 발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협정은 미국이 자국의 자동차 산업 보호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여 우리 기업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주요 자동차 소재부품을 역외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58.6%로 협정관계인 멕시코(42.9%)나 캐나다(28.4%)보다 높았는데 미국은 이를 근거로 자국 내 조달 비중을 늘려나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설송이 / 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차장

“미국은 USMCA 협상 과정에서 전례 없이 까다로운 원산지 규정을 고안해 냈습니다. 예를 들면 승용차와 핵심부품의 역내 부가가치 기준을 75%까지 높이고, 고임금 노동 부가가치 요건을 신설해 원산지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단계별 대체 준비 제도가 있어 일정 부분 유예를 신청할 수 있지만 협정이 발효되면 미국 밖에 위치한 기업들은 관세 혜택이 줄어들게 되고 이는 곧 생산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북미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철환 /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상협력실장

“미국 입장에서 볼 때에는 미국 공장과 인력을 활용하라는 쪽으로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대안으로 멕시코에 있는 우리 공장들을 일부 미국 쪽으로 옮기는 것도 고려해봐야 되지 않겠나...”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에 진출한 자국 산업을 국내로 끌어들이는 리쇼어링 정책이 강화되고 있어 수출 환경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인터뷰> 이항구 /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세계 주요 국가들이 대부분 자급자족형 공급망을 구축한다고 하면 결과적으로 우리처럼 수출에 의존하는 그런 기업들이 피해를 줄이려면 현지에 직접 투자를 해야 돼요. 안 그러면 기존에 내수에 공급하던 업체들하고 경쟁을 하게 돼버려요. 잘못하면 출혈경쟁이 된다는 거죠.”

더구나 USMCA 발효를 한 달 여 앞두고도 아직까지 원산지 규정과 관련된 시행 규칙이 마련되지 않아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국내 차 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