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우한연구소 과학자, 바이러스 유출설 다시 부인

입력 2020-05-26 11:5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바이러스 유출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중국 우한(武漢)바이러스연구소의 스정리(石正麗) 연구원이 유출설을 재차 부인했다.

스 연구원은 25일 관영 영문뉴스채널 CGTN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발병 후 자신들의 업무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 "우리는 이번 일을 매우 훌륭히 해냈다. 매우 짧은 시간을 하루도 허비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는 연구소에서 유출된 것이 아니며, 자신들은 지난해 말 샘플을 확보한 뒤 병원체 분리,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동물감염시험 등을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 힘썼다고 역설했다.

스 주임은 지난 2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바이러스 유출설'에 대해 "내 목숨을 걸고 실험실과 무관하다"고 주장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관 박쥐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자연 숙주일 것으로 추정하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인터뷰는 또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왕옌이(王延?) 소장이 CGTN을 통해 바이러스 유출설을 "완전한 조작"이라고 반박한 데 이은 것으로, 연구소 차원에서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스 주임이 해외로 망명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는데, 직접 인터뷰에 나서면서 이러한 의혹을 해소한 것이기도 하다.

스 주임은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30일, 당시까지만 해도 '원인불명의 폐렴'이라고 하던 질병의 샘플을 받은 후 우선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1월 12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바이러스의 전체 유전자서열을 제출했다. 동시에 다른 서열 정보를 WHO가 운영하는 바이러스 정보 공유망(GISAID)에 올려 전 세계 정부·과학자가 사용하도록 했다"면서 초기 정보은폐 의혹을 반박했다.

스 주임은 "2004년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를 시작해 15년간 많은 자료·기술 등을 축적했다. 이 덕분에 질병 발생 후 최단 시간 내에 원인불명 폐렴의 병원체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연구소와 함께 진행하던 일부 협력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과 관련해 "정치와 과학을 한 데 섞어, 과학을 정치화했다"면서 강한 유감을 표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원인 불명의 병원체에 대한 탐구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자연계에는 많은 종의 박쥐와 야생동물이 있다. 우리가 현재 발견한 미지의 바이러스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새로 발견된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 사태 재발을 막으려면, 야생동물이 보유한 미지의 바이러스를 미리 파악하고 사전에 경보해야 한다"면서 "예방·치료 약물과 시약을 비축했다가 (향후 발생시)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에볼라 바이러스 등 치명적인 병균을 연구할 수 있는 중국 내 유일한 생물안전 4급(P4) 실험실을 갖추고 있으며,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지목됐던 우한 화난(華南)수산시장과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이 때문에 이 연구소에서 인공적으로 합성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돼 확산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도 그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