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아베, 지지율 20%대 진입…역대 최저 근접

입력 2020-05-23 20:17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2012년 12월 제2차 집권을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니치신문이 23일 사이타마대학 사회조사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전국 유권자 1천19명(유효응답 기준)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27%를 기록해 지난 6일 발표된 직전 조사(40%)보다 13%포인트 급락했다.

반면에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은 64%를 차지해 직전 조사(45%)보다 19%포인트나 뛰어올랐다.

마이니치신문이 사회조사연구센터와 진행한 공동 여론조사는 이번이 3번째다.

첫 번째인 지난달 8일과 비교하면 44%였던 아베 내각 지지율은 한 달 반 만에 17%포인트 추락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자사의 전화 여론조사에서 모리토모·가케학원 스캔들로 비판이 높았던 2017년 7월 조사 때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26%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지율은 조사 방법이 이전과 달라 단순히 비교하기가 어렵지만, 마이니치신문 조사로는 제2차 아베 내각이 출범한 이후 역대 2번째로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셈이다.

최근 아베 내각 지지율 급락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정권의 검찰 장악 의혹을 둘러싼 일련의 논란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아베 내각이 정년을 임의로 연장해 차기 검사총장(검찰총장)에 앉히려 했다는 지적을 받던 중 내기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 전격 사직한 구로카와 히로무 도쿄고검 검사장을 '징계 면직시켜야 한다'는 응답이 52%로 절반을 넘어 가벼운 '훈고' 처분을 내리고 사표를 받아준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또 검찰청법을 따르지 않고 국가공무원법을 적용해 구로카와 검사장의 정년을 올 2월 초부터 6개월간 연장해 준 것의 책임 소재를 놓고는 아베 총리와 모리 마사코 법무상 모두에게 있다는 응답이 47%, 아베 총리에게 있다는 답변이 28%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신문은 전체 응답자의 70% 이상이 아베 총리의 책임을 무겁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아베 정권과 가깝다는 지적을 받아온 구로카와 검사장은 코로나19 긴급사태 선포로 외출 자제를 요구한 기간에 전·현직 기자들과 어울려 내기 마작을 했다는 의혹이 주간지 슈칸분슌을 통해 처음 보도된 다음날인 지난 21일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아베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해 이튿날 각의에서 승인됐다.

이로 인해 검찰 간부의 내각 승인에 의한 정년 연장을 골자로 한 검찰청법 개정도 사실상 무산됐다. 검찰청법 개정은 아베 내각이 구로카와 검사장의 정년 연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밀어붙인다는 의혹을 사면서 각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조사에서는 집권 자민당에 대한 지지율도 직전의 30%에서 25%로 5%포인트 떨어졌다.

전전회인 지난달 8일 조사 때(34%)와 비교하면 자민당 지지율이 9%포인트 급락한 것이다. 아베 내각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자민당 지지층이 함께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른 정당 중에는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지지율이 직전의 9%에서 12%로 올랐고, 공산당 지지율도 5%에서 7%로 약진했다.

그러나 여당 쪽에 가까운 일본유신회 지지율은 11%로 정체 상태에 머물렀고, 연립 여당인 공명당 지지율은 5%에서 4%로 소폭 뒷걸음질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