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비(본명 정지훈·38)가 2017년 11월 발표한 곡 '깡' 뮤직비디오가 1천만 뷰를 돌파했다.
'깡' 영상을 하루에 한 번 필수적으로 시청해야 한다는 뜻을 가진 '1일 1깡'이 유행을 탄 덕분이다.
공식 뮤직비디오 영상은 22일 기준 조회 수가 1천만건을 넘겼고, 댓글도 10만개를 돌파했다.
댓글란에는 "'모닝깡'(일어나서 깡 시청하기)하러 왔다", "깡을 듣고 하루를 마친다" 등 깡 영상에 중독된 이들의 글로 북새통이다.
특히 "사실 뮤비는 별 관심 없고 댓글 구경하러 오신 분들만 엄지를 슬며시 들어주세요('좋아요' 버튼을 눌러주세요)"라는 댓글에 3만명에 달하는 이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창의적인 '드립'('짧은 농담'을 뜻하는 인터넷 신조어)도 끊이지 않았다. "왜 요즘에 활동 안 하세요. 왜 깡깡무소식일깡"부터 "님아, 그 깡을 건너지 마오"까지 다양했다. "깡지순례(깡+성지순례)"라는 댓글도 있었다.
일반인들이 깡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하는 '깡 커버' 영상이 유튜브에 등장하는 등 제2, 제3의 깡도 늘어나고 있다. 한 여고생이 올린 깡 커버 영상은 21일 기준으로 조회 수만 260만건을 넘겼다. 경기도 여주시 공식 유튜브 페이지에도 깡 커버 영상이 올라왔다.
'1일 1깡' 유행에 비도 화답했다. 비는 16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1일 1깡은 부족하니 1일 3깡 해달라"고 말하며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튜브 시청자들이 2017년 나온 비의 깡 뮤직비디오에 열광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일종의 '밈(meme·패러디되거나 변조되며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문화 콘텐츠 놀이)' 현상으로 분석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힙합 장르와 비라는 가수가 어울리지 않았고, 노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에 초기에는 이를 조롱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처럼 되며 인기를 끌었다"며 "이후 관심이 점점 늘고 유명해지다 보니 일종의 밈이 되고, 노래와 가수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하 평론가는 "과거에는 TV와 같은 전통적인 매체가 수용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유행을 전달하는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미디어 발달로 수용자가 직접 유행을 만들어 내고 전통 매체가 이를 받아들이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며 "한 때 인기를 끌었던 김두한(야인시대의 김영철 분)의 '사딸라(4달러)', 곽철용(타짜의 김응수 분)의 '묻고 더블로 가' 밈과 같이 수용자들은 또 다른 밈을 찾아 유행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도 "'깡'이라는 단어가 한국어 특성상 운율도 잘 맞고, 재밌기에 더욱 유행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며 "인터넷 기술 발달로 유행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범위가 넓어지며, 서로 다른 이들이 '깡'이라는 밈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