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형외과와 수입 신차 매출은 타격을 비껴간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항공업은 물론 학원·음식점·영화관 등 대다수 업종은 모두 매출이 감소했지만 이들 업종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1일 하나카드 매출 데이터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여행·항공업과 영화관 매출피해가 가장 심각했고, 이에 반해 성형외과와 수입 신차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1분기 여행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9% 감소했다. 항공사도 -50%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했던 3월을 기준으로 하면 여행사는 전년대비 85%, 항공사는 74% 넘게 매출이 줄었다.
영화관·공연장과 테마파크도 코로나19 여파의 직격탄을 맞았다.
영화관·공연장 매출은 지난 2월에 전년 동월보다 75% 줄어든 데 이어 3월에는 무려 84% 감소했다. 놀이공원이나 수족관, 키즈카페 등 테마파크 역시 3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보다 매출이 83% 감소했다.
교육 관련 업종에서도 무술도장 학원이나 외국어 학원, 예체능 학원 등을 중심으로 작년과 비교해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1분기 인터넷쇼핑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1% 급증했다. 오프라인 쇼핑 중에서는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슈퍼마켓과 편의점 매출이 늘었다.
의료 부문에서는 성형외과·안과·수의과에서 매출이 상승했다.
1분기 성형외과와 안과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4%, 1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재택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성형외과와 안과 시술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구매 등 약국 방문이 늘면서 1분기 약국 매출도 15% 늘었다.
교통 수단에서는 수입 신차 매출이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국산 신차와 중고차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3%, 22% 줄었으나 수입 신차의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11% 늘어났다. 수입 신차의 경우 지난 2월과 3월에도 전년 동월보다 매출이 각각 32%, 12% 늘며 코로나19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대중교통 대신 친환경·근거리 이동 수단인 자전거 매출도 전년 1분기와 비교해 45% 급증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안에서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이른바 '홈코노미'가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육점의 3월 매출은 26%, 농산물매장은 10% 각각 증가했다. 식재료를 직접 구입해 집에서 조리해 먹는 '홈쿡' 트렌드가 확산된 것으로 보이는 지점이다. 또 주점 매출은 감소한 반면 주류 전문 판매점의 매출은 증가했다는 점도 집에서 술을 마시는 현상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됐다.
보고서는 2004년 이후 매년 성장해온 신용카드 이용액의 평균 성장률을 고려할 때 1분기 신용카드 매출의 순감소 폭은 16조원에서 18조원 내외로 추산했다.
다만 지역별 피해 규모에는 다소 편차가 있었다. 대구광역시의 1분기 카드 매출 감소율이 마이너스(-) 17.9%로 가장 컸고, 부산(-16.8%), 인천(-15.7%), 제주(-14.6%), 서울(-13.5%), 경기(-12.5%), 경북(-11.9%) 순으로 나타났다.
정훈 연구위원은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긴급재난지원금도 식재료 등 주로 생필품 구입에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업종 전반의 매출 정상화는 당분간 쉽지 않다"며 "여행, 항공, 숙박, 레저, 유흥업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