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박 3일간의 중국 출장을 마치고 19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해외 출장길 오른 글로벌 기업인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부회장은 미국 공장 증설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이동했다.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입국절차 간소화)를 통해 출장을 떠난 이 부회장은 귀국 직후 김포공항 인근에 마련된 임시 시설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해외 입국자들은 코로나 검사를 받은 뒤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다만 기업인 신속통로 합의에 따라 출입국한 경우에는 의무격리가 면제된다. 이 부회장은 중국 출장 동안 코로나 검사만 3번 받았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산업 생태계 변화와 코로나19, 삼성 관련 재판 등으로 인한 사상 초유의 위기에서도 미래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17일 중국 현지 입국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이 부회장은 이튿날인 18일 시안 반도체 공장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했다. 지난 1월 브라질 방문 후 4개월 만의 글로벌 현장 경영이고 9번째 공개 행보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며 과거로부터의 변화와 적극적인 위기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안 공장은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 기지로 2공장이 증설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시안 2공장 투자 출하 기념행사에 이어 지난달에는 2공장에 필요한 기술진 200명을 전세기로 파견했다.
18일 오후에는 중국 산시성(陝西省) 후허핑(胡和平) 서기, 류궈중(劉國中) 성장 등 당국자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후허핑 서기는 이재용 부회장과의 면담에서 코로나19 초기에 삼성이 예방 용품을 제공한 데 감사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전염병 예방과 통제에 도움을 준 산시성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협력 분야를 넓히고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중국 출장을 다녀온 이 부회장은 조만간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와 관련해 검찰 소환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과정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의혹과 관련해 이르면 다음 주께 이 부회장을 소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과 동행했던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도 함께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