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세계보건기구, WHO의 세계보건총회 초청연설을 통해 "한국은 올해 총 1억불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과 데이터도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와 공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모두를 위한 자유'를 주제로 기조연설에서 "보건 취약 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방역 경험을 공유해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이날 총회는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세계보건총회는 세계보건기구의 최고 의결기관이다.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경을 넘어 협력해야 한다"며 "한국은 세계 백신 면역 연합, 글로벌 펀드, 국제 의약품 구매기구, 국제 백신 연구소에 공여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감염병 혁신 연합에도 기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WHO 국제보건규칙을 비롯한 관련 규범을 빠르게 정비하고 기속력을 갖춰야 한다"며 "감염병 관련 정보를 국가 간에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기 경보 시스템과 협력체계를 공동으로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번 기조연설은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지난 4월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코로나의 피해를 가장 먼저 입은 나라 중 하나였고 공격적인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해결책을 빠르게 찾아내야만 했다"며 대응 경험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도전과 위기의 순간 한국 국민들은 담대한 선택을 했다"며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유’를 ‘모두를 위한 자유’로 확장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롭게 이동하고 경제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성공적으로 총선을 치른 경험도 공유했다. 문 대통령은 "전국 단위의 총선거에서는 엄격한 방역 절차에도 불구하고 2,900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다"며 "평상시보다 더욱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도 한 명의 감염자 없이 ‘민주주의의 축제’를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높은 시민의식으로 ‘모두를 위한 자유’의 정신을 실천하며 방역의 주체가 되어준 국민들 덕분에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3대 원칙이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한국이 ‘코로나’에 아직 완전히 승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도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외에서 계속되고 있는 세계적인 대유행이 여전히 위협적"이라며 "치료제와 백신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새로운 대유행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협력하는 힘은 바이러스가 갖지 못한 인류만의 힘"이라며 "‘자유의 정신’에 기반한 ‘연대와 협력’이야말로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