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161명…"주말 고비 넘기면 통제 가능"

입력 2020-05-16 12:20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6일 161명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이태원에서 시작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지역사회로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지는 않는다면서도 전국 곳곳에서 '2·3차 감염'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방역수칙 준수, 이태원 일대 방문자의 진단검사 협조 등을 당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 겸 홍보관리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현재 이번 사례와 관련해 진단검사를 받은 사람은 총 4만6천여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익명검사를 도입한 이후 검사를 받는 사람이 많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손 반장은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시설로 확산하고 있지만, 진단검사를 대폭 확대했는데도 하루 발생하는 환자 수는 30명 이내"라며 "급격한 지역 내 확산 추이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확진자가 다녀갔던 교회, 콜센터, 실내체육시설 등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등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을 잘 준수하는 것을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태원 일대 방문자의 경우 적극적으로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손 반장은 "방역당국은 진단검사 인프라를 확대하고, 확진자의 동선 공개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방문한 시설과 개인을 특정하기 어렵게 개선했다"며 "연휴에 이태원 일대의 유흥시설을 방문한 분 중에서 아직 검사를 받지 않으신 분들이 있다면 신분 노출에 대한 위험이 없으니 지금이라도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서울시는 진단검사 급증에 따른 이용자 대기시간 감축과 보건소 업무 부담 완화를 위해 선별진료소를 보강했다. 서울시 진단검사 물량은 이달 8일 1천905건에서 14일 5천828건으로 약 3배가량 늘어났다.

용산구에는 도보 이동형(워크스루) 선별진료소를, 서초구에는 자동차 이동형(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대한의사협회와의 협조를 거쳐 강남구 등 18개 자치구에 총 52명의 의료인력 또한 지원했다.

교육부, 국방부 등과 함께 이태원 클럽발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내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교육부는 연휴 기간(4월 24일∼5월 6일)에 이태원에 방문한 원어민 강사, 교직원과 이들의 진단검사 실시 현황 등을 파악 중이다. 고3 학생의 이태원 지역 방문 여부도 확인해 조치할 예정이다.

국방부에서는 5월 4일 전후 입대한 장병을 대상으로 이태원 일대 방문 이력을 조사하고 있다. 자진신고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방문 이력이 있는 장병은 진단검사를 시행한 후 14일간 부대 안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현재 정부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과 유사한 사례가 또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유흥시설에 대한 특별점검을 벌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클럽 등 시설의 집합금지 행정명령 또는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자 1천832명으로 전국 254개 점검반을 구성해 심야 시간에 집중 점검 중이다.

전날에는 지방자치단체, 경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합동으로 클럽, 감성주점 등 전국 1만928개소을 점검해 7천668개소가 영업 중지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영업 중인 3천260개소 유흥시설에 대해서는 출입자 명부 작성 미흡 8건, 발열 체크 미비 7건 등을 발견해 행정지도했다.

손 반장은 "전날에는 클럽, 감성주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합동점검을 통해 총 22건의 행정지도를 했다"며 "집합금지 명령을 발동한 15개 시·도에서는 이를 위반한 20개 업소를 적발해 고발 조치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주말을 계기로 지역사회에서 더 크게 확산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주문했다.

손 반장은 "밀폐된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경우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며 "이번 주말 고비를 잘 넘긴다면 이태원 확산 사례 자체는 방역당국의 통제망 안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