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우려에도 교육부는 오는 20일 고등학교 3학년 등교를 예정대로 추진한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1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고3의 다음 주 수요일(20일) 등교수업 연기 여부를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기존 발표대로 추진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박 차관은 "고3은 여러 가지 일정 때문에도 그렇고 실제 등교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많아서 저희가 등교를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2 이하 학년에 대해서는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논의를 해보겠지만 현재로는 연기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고3은 이번 주 일요일(17일)에 '수능 D-200일'을 맞게 된다.
고3은 올해 수시모집을 위해 정상적으로 학교생활기록부를 채우고 1학기 중간고사를 치르려면 5월에 등교하는 게 바람직한 상황이다.
5월 말까지 등교하지 못한다면 수능과 수시 모집 등 대입 일정이 모두 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2 이하 학생들도 예정대로라면 고2·중3·초1∼2·유치원생은 27일, 고1·중2·초3∼4학년은 6월 3일 등교한다. 중1과 초5∼6학년은 6월 8일에 마지막으로 등교 수업에 합류한다.
박 차관은 각 시·도교육청에서 고3이 등교할 경우 거리두기를 위해 반을 나눠서 분반 수업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학생 간 접촉을 줄이기 위해 고1∼2, 초·중학교도 격주나 격일 등교로 분산하거나 '미러링 수업'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러링 수업은 한 반 학생이 많은 경우 학생을 나눠 한 교실에서 선생님이 수업하면 옆 교실에서 이 수업을 텔레비전 등을 통해 보면서 동시에 수업하는 방법이다. 이 밖에 보조 교사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시도교육청은 등교가 시작돼도 기존에 해온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섞어서 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등교가 시작해도 급식은 우선 간편식·대체식을 제공하고 오전 수업만 하면 급식을 제공하지 않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감염 위험성이 낮은 방법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해 학생·학부모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박 차관은 코로나19로 고3보다 재수생이 유리하므로 수능 문제를 쉽게 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난이도 조정과 대학 입시와 관련해서는 4월 발표 내용에서 변함이 전혀 없다"면서 "쉽게 출제한다고 해서 꼭 현재 고3이 유리하다고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난이도를) 변화했을 때 유불리가 있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면서 입시 제도에 대한 신뢰를 위해서라도 기존 발표대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등교를 일주일 앞둔 이날부터 고3 학생들에게 집에서 모바일 등을 통해 교육정보시스템(나이스·NEIS)으로 발열 검사 등 자가진단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발열 검사에서 37.5도 이상의 열이 있거나 발열감이 있는 학생과 교직원은 등교와 출근을 해서는 안 된다.
교육부는 또 이태원 등 감염병 발생 지역에 방문했으면 빨리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에 응하라고 요청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고3 등교를 앞두고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 방역 강화 방안 등을 협의했다.
유 부총리와 박 시장, 조 교육감은 서울 시내 학교의 고3 등교생 중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긴급이동지원 시스템'을 이용해 선별진료소로 이동하기로 합의했다고 교육부는 전했다.
서울 시내 학교와 서울소방재난본부 간 비상연락체계를 마련해 등교한 고3 학생이 학교에서 발열, 기침 등 의심 증상이 발생한 경우 학교 임시관찰소에 대기 후 소방재난본부 협조로 선별진료소로 신속히 이동해 조치를 받도록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