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가 헤지펀드 거물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사진 :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른바 '돈 많은 사람들'이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할 때에는 이들 일부가 시장하락에 베팅하고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큰 돈을 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그 다음,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 발언을 하면 시장은 상승하기 마련이다. 이들은 두 가지 방법을 모두 활용한다. 아슬아슬하게 합법적이기는 하지만..."이라는 글을 올렸다.
(사진 : 다우지수 일봉차트 / 자료 : 인베스팅 닷컴)
이른바 월가의 큰 손들이 언론을 이용해 선행매매를 하고 있고,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정치쟁점화 하면서도 교모하게 공분을 유도한 셈이다. 올 가을 선거를 앞두고 경제재개를 서두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뉴욕증시가 연속 약세를 보이자 이들의 발언이 거슬렸던 모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경제분야의 치적을 내세우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재정과 통화정책을 기반으로 뉴욕증시가 상승하고 있는데 헤지펀드로 떼 돈을 번 일부 투자자들의 언론 인터뷰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셈이다.
(사진 : 포브스 억만장자 순위 캡처)
실제로 소로스 펀드를 운영하면서 영국의 중앙은행(BOE)을 파산 직전까지 몰고 가며 명성을 얻었던 스탠리 드러켄밀러, 공격적인 매매스타일로 한 때 월가를 풍미했던 폴 튜더 존스가 현지시간 12일 미국 증시와 관련해 '고평가 되어있다'고 인터뷰를 했고, 또 다른 헤지펀드의 전설로 통하는 데이비드 테퍼가 다음날 CNBC에 출연해 "미국 증시는 닷컴 버블시기인 1999년 이후 가장 고평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다만 120억달러(14조7천억원)에 달하는 자신의 자산 가운데 10~12%가량은 주식을 매수해 보유중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트위터에 대해 CNBC '매드 머니'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는 트위터를 통해 강하게 맞받아쳤다.
(사진 : 짐 크레이머 트위터 캡처)
"맞다. 돈 많은 헤지펀드 거물들은 당신(트럼프)을 도우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도우려는 것이다. 미국에는 주주들을 위해 일하고 (코로나19사태에도) 전면에 나서서 싸우고 있는 위대한 기업들이 많다. 협박하지 말라!"
현직 대통령과 시장의 큰 손들간 벌어지는 논쟁이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보다 중요한 점은 한국시간 어제밤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을 전후로 미국 증시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낙관 일색이던 분위기가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린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