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2차전지株 급등…이재용·정의선 '동반협력' 기대감

입력 2020-05-13 16:11
수정 2020-05-13 16:31


재계 1~2위 그룹의 수장이 만나 '전기차 배터리 동맹'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에 전기차와 2차전지 관련주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증시전문가들은 두 그룹간 전략적 제휴가 성사될 경우 삼성SDI는 물론, 이들 그룹에 부품을 제공하는 2차전지 관련주들 역시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용·정의선 '깜짝만남'…전기차·2차전지株 급등

13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SDI는 전 거래일보다 2만5,500원(8.98%) 급등한 30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차 전동화 모델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LG화학 역시 1만4,000원(4.14%) 상승한 35만2,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아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역시 전 거래일보다 100원(0.10%) 오른 9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차전지 관련주 역시 들썩였다.

동화기업이 가격제한폭(5,000원, 29.85%)까지 오른 2만1,75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모신소재가 23.10% 급등한 것을 비롯해 에코프로비엠(14.97%), 신흥에스이씨(10.95%), 일진머티리얼즈(8.01%), 포스코케미칼(5.96%) 등도 동반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전기차와 2차전지 관련주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낸 배경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삼성과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전기차용 전지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재계 1~2위 그룹을 이끄는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청와대 기업인 초청 행사 등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단 둘이 공식으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치열하게 견제하며 성장한 두 그룹이 앞으로는 경쟁보다는 미래 사업의 동반 협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23종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협력 현실화될 경우 삼성SDI·에코프로비엠 최대 수혜

증시전문가들은 두 그룹간 전략적 제휴가 성사될 경우 두 그룹은 물론, 이들 그룹에 부품을 제공하는 2차전지 관련주들 역시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수혜를 보는 기업으론 단연 삼성SDI가 거론된다. 전기차용 2차전지 공급업체로 부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삼성SDI의 경우 생산시설이 국내는 물론 중국, 헝가리, 말레이시아 등으로 다변화돼 있고, 생산 가능 2차전지 디자인 역시 각형, 원통형 등으로 다양하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매력적인 전기차용 2차전지 공급업체로 부각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향후 삼성SDI와 현대차 그룹 간 전략적 제휴가 성사될 경우 삼성SDI가 2025년에 현대차향으로 공급 가능한 물량은 20GWh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2차전지 관련주 가운데선 에코프로비엠과 동화기업이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란 진단이다.

이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은 이미 SK이노베이션을 통해 현대차의 전기차전용 플랫폼인 'E GMP' 향 리튬이온배터리 양극재 공급이 계획돼 있다. 여기에 이번 두 그룹간 협력을 통해 삼성SDI에 전고체전지 공급이 가시화 된다면 전고체배터리향 양극재 공급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해액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동화기업의 경우 최근 고객사와 함께 전해액 배합기술을 응용해 전고체전해질 배합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삼성SDI의 전고채 배터리 생산이 확대될 경우 이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가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주민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과 삼성 경영진의 만남으로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점이 2025년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며 "해당 이슈에 대해선 에코프로비엠과 동화기업이 최대 수혜"라고 분석했다.

고 연구원 역시 "에코프로비엠, 동화기업 등이 삼성SDI의 2차전지 사업 성장에 따른 물량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