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계적 경제 위축으로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신용 여건도 나빠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소비 위축과 국제 교역 및 경제성장 둔화에 따라 한국 비금융 기업의 수익성과 재무 레버리지(차입)에 압박이 심해지면서 전반적 신용 여건이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기업활동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부 기업들의 경우에는 대규모 투자로 인해 재무 레버리지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달 8일 기준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22개 한국 민간 비금융 기업 중 13개사가 신용 전망이 '부정적'이거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 중인 대상"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특히 자동차 업체들은 수요 충격과 공급망 차질에 대한 노출도가 높아 올해 수익성이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며 "경기 변동성이 높은 정유, 화학, 철강 등 업종에서도 여러 기업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둔화와 수요 충격으로 올해 실적이 크게 부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무디스의 신용등급이 부여된 한국 기업 중 상당수가 저유가와 원화 약세로 긍정적 영향을 받겠지만, 이런 효과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약화의 악영향을 상쇄하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다만 "신용등급이 부여된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유동성이 좋거나 우수한 자금 조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올해의 이익 둔화가 자본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5%로, 주요 20개국(G20) 성장률 전망치는 -4.0%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