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이 평년보다 조금 늦은 시기에 기지개를 켠다. 오는 5월과 6월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질 예정이다. 특히 대형건설사 브랜드 아파트가 지방에서 줄줄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올해 5~6월 5개의 지방 광역시 내 예정된 분양 물량은 2만4,869가구, 30곳(임대제외)이다. 지난해 같은기간(1만5,640가구)보다 59% 늘었다. 직전 2개월(3~4월, 8,084가구)과 비교해보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대구 7,513가구(12곳) △부산 6,874가구(6곳) △울산 4,838가구(5곳) △광주 4,314가구(4곳) △대전 1,330가구(3곳) 순이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1만4,486가구)을 시공능력 평가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건설사가 시공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 5,439가구(4곳) △울산 3,319가구(2곳) △대구 3,084가구(6곳) △광주 2,074가구(3곳) △대전 570가구(2곳) 등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별로는(컨소시엄 포함) △대우건설 3,881가구(3곳) △포스코건설 3,564가구(5곳) △GS건설 3,116가구(2곳) △롯데건설 3,067가구(2곳) △현대엔지니어링 1,459가구(2곳) △현대건설 698가구(3곳) △HDC현대산업개발 210가구(1곳) 순이다.
대형건설사는 앞선 시공 경험이 풍부한 만큼 평면, 조경, 시스템 등 상품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안정적인 자금 조달 능력 덕분에 사업이 지체되거나 입주가 지연되는 등의 위험성이 적어 수요자의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더욱이 지방에서는 대형건설사의 공급 자체가 많지 않아 희소성까지 더해지면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 지방 광역시 내 대형건설사가 공급한 브랜드 아파트는 청약 성적이 우수하다. 한국감정원 청약홈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대구 내 GS건설이 선보인 '청라힐스자이'는 평균 141.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재 대구에 입주한 아파트(58만5,391가구) 중 11.51%(6만7,390가구)만이 대형건설사 시공 단지로, 전국 평균(20.32%)보다 훨씬 낮다.
광주의 경우도 재고 아파트 41만6,500가구 가운데 대형건설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11.58%(4만8,238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순위 청약을 받은 포스코건설의 '염주 더샵 센트럴파크'는 평균 88.3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 2019년 광주에서 공급된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더구나 올해 초 청약시스템 개편, 코로나19 확산 등의 여파로 봄 분양시장이 한산해지면서 신규 분양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는 점점 늘고 있다. 또 지난해 말부터 12·16대책, 2·20대책 등 연이은 부동산 정책이 나오며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수요자들이 늘었고, 이 같은 수요와 맞아 떨어지는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로 청약자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1분기는 분양시장 관망세가 짙었던 만큼 상당수 분양 일정이 2분기로 넘어간 모습"이라며 "특히 지방 광역시의 경우 주거만족도와 자산가치 모두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대형건설사 위주로 공급이 예정돼 있어 이번 5~6월 분양시장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