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닷새 연속 1만명 이상을 유지하면서 7일(현지시간) 누적 확진자가 17만7천명을 넘어섰다.
이로써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세계 5위 규모로 늘었다.
러시아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확산방지 대책본부는 이날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를 포함한 전국 84개 지역에서 1만1천231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누적 확진자는 17만7천16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수도 모스크바에서만 6천703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누적 감염자가 9만2천676명으로 10만명대에 근접했다.
이밖에 모스크바 외곽 모스크바주에서 842명, 중부 니줴고로드주에서 312명,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306명 등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1천명이 넘은 지역은 전국 85개 연방주체(지자체) 가운데 24개로 늘어났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전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동안 88명이 추가되면서 1천625명으로 늘었다.
정부 대책본부는 지금까지 확진자 중 2만3천803명이 완치됐으며, 전체 검진 검사 건수는 480만 건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하루 검진 검사 건수는 20만 건을 기록했다.
대책본부는 또 신규 확진자의 약 48%가 무증상 감염자라고 소개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현지 보건당국이 대규모 검진 검사를 실시하면서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가족, 단체(사업체·집단수용시설) 등에서의 2·3차 감염이 주요 전파 경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1만633명으로 1만명 선을 처음 넘었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처음으로 1만1천명대로 불어났다. 앞서 1월 말 러시아에서 코로나19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최대치다.
현지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금도 약 23만 명이 감염 의심 증상으로 의학적 관찰을 받고 있어 확진자는 앞으로 한동안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규 확진자 급증으로 러시아의 전체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현재 독일(코로나19 현황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16만8천276명)과 프랑스(17만4천191명)를 넘어 세계 5위 규모가 됐다.
중앙 정부와 지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해 오는 11일까지 근로자 유급 휴무와 대다수 도시 주민 자가격리 등의 제한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의 확진자 급증세가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제한 조치는 11일 이후에도 한동안 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전날 정부의 코로나19 대책 논의를 위한 화상회의를 주재하면서 지역 정부 수장들에게 보건당국이 제시한 단계적 제한 조치 해제 권고를 고려해 사업체 폐쇄·근로자 유급 휴무, 주민 자가격리 등의 제한 조치 시한인 12일 이후의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푸틴은 그러면서도 이전에 취해진 제한 조치를 해제하는 데 있어 아주 신중해야 한다면서 "너무 서둘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감염자가 집중된 모스크바시의 세르게이 소뱌닌 시장은 이날 주민 자가격리 조치를 이달 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개인 간 접촉으로 감염증 전파 우려가 큰 레스토랑·카페·미용실 등 서비스 분야 사업체의 조업 제한도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12일부터 산업생산·건설분야 업체들의 조업은 허용해 고사 위기의 경제에 숨통을 틔워주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출근자 확대로 인한 감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사무실 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주문하고, 지하철·버스·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에서의 마스크와 장갑 착용을 의무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