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저평가"…은행주, 보복적 반등 '꿈틀'

입력 2020-05-06 17:43
수정 2020-05-06 18:18
<앵커> 코로나19 쇼크 우려로 역사상 최저 밸류에이션 수준까지 내려간 은행주들이 일제히 반등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 이유와 전망을 유주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은행주들이 예상 외 선방한 1분기 실적을 내놓은 이후 일제히 반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둔화 우려로 은행주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막상 발표된 성적표가 기대치를 한참 웃돌자 안도한 투자금이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나금융의 경우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21.7% 늘어난 6741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를 20%이상 훌쩍 뛰어넘은 수치입니다.

이외 JB금융지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은행들은 전반적으로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적을 거뒀습니다.

정책 변경에 대한 기대감도 은행주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채무자들의 원리금 상환을 늦춰주는 지원책을 펼쳐온 정부가 재정정책으로 방향을 튼다면, 은행 건전성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설명입니다.

최근의 반등에도 불구, 은행주 주가는 여전히 역사상 최저점에 위치합니다.

BNK금융지주와 기업은행,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KB금융 등 주가는 연초보다 30% 이상 떨어진 상태며, 소위 청산가치로 불리는 PBR은 0.2배 수준에 불과합니다.

김인 연구원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게 평가되는 것이며 숙박음식업과 도소매업 전체 대출잔액의 부실화 가능성을 모두 반영한 주가 수준이며, 어이없다는 말밖에 안 나오는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1분기 호실적은 "리스크를 미뤄둔 것"일 뿐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인터뷰> 서영수 / 키움증권 이사

"2분기 이후 다시 안 좋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리스크들을 미국 은행들은 1분기에 충당금 등으로 미리 반영했지만 우리나라는 반영하지 않고 대부분 거의 미뤄둔 상태입니다. 정부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화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우리 정부가 철저하게 은행 신용을 유지하고 건전성 유지할 수 있는 보호정책을 취할 것인지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이 남습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호실적 발표 직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는데, 은행들의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