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준비가 급한 고3이 13일에 첫 등교 수업을 시작한다. 나머지 학년은 이달 20일부터 세 차례로 나눠서 차례로 등교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등교 수업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코로나19 대응 체계를 이달 6일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하는 만큼, 그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중단했던 등교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고2 이하 학년의 등교는 이달 20일부터 하기로 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이후로 2주 동안은 코로나19 확산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감염병 전문가들 의견에 따른 것이다.
다만 고등학교 3학년은 황금연휴로부터 일주일 뒤인 13일부터 먼저 등교한다.
고3은 학기 초에 이뤄졌어야 할 진로·진학 상담이 너무 늦어졌고, 대입 수시모집용 1학기 학교생활기록부를 빨리 채워야 하는 등 이유 때문이다.
교육부는 "교원·학부모 대상 설문조사에서 고3이 우선 등교하는 방안에 교원의 76.9%, 학부모의 85.0%가 찬성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학년은 20일부터 순차적으로 등교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중·고등학교는 고학년부터, 초등학교는 저학년부터 등교를 시작한다.
20일에 고2·중3과 초 1∼2학년이 등교하고, 27일에는 고1·중2와 초 3∼4학년이 등교한다. 마지막으로 6월 1일에 중1과 초 5∼6학년이 등교한다.
중·고등학교와 달리 초등학교만 저학년부터 등교하는 이유는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아이 돌봄 부담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 때문이다.
유치원도 20일부터 문을 연다. 유치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원격수업도 하지 않은 채 휴업 중이었는데, 원래 개학일인 3월 2일 이후로 79일 만에 개학하게 됐다.
등교 수업의 구체적인 방식은 지역별·학교별로 달라질 수 있다.
교육부는 지역별 코로나19 추이와 학교별 밀집도 등 여건이 다른 점을 고려해 ▲ 학년·학급별 시차 등교 ▲ 원격수업·등교수업 병행 운영 ▲ 오전·오후반 운영
▲ 수입 시간 탄력 운영 등을 각 시·도 교육청과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모든 학생이 등교해도 생활 속 거리 두기가 가능한 농산어촌 등의 소규모 학교는 13일부터 전 학년 등교 수업이 가능하다. 특별시·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의 60명 이하 소규모 초등학교·중학교가 대상이다.
이날 교육부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지켜야 할 생활 속 거리 두기 세부지침은 방역 당국과 함께 보완해 조만간 학교에 제공하겠다면서 초안의 개괄적인 내용만 안내했다.
교육부와 방역 당국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아프면 학교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이 열이 나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학부모 등 보호자는 학생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을 이제 생활화해야 한다.
등교 전 가정에서 이뤄질 자기 조사 항목에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 외에 메스꺼움, 미각·후각 마비, 설사 등의 증상이 추가로 담겼다.
학생들은 등교할 때 발열 등 증상 검사를 받아야 하고, 수업을 들을 때는 1∼2m 간격을 두고 앉아서 수업을 듣는 내내 마스크를 써야 한다.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급식을 먹을 때는 식당(급식실) 자리 사이에 임시 칸막이를 설치하거나 책상 간 거리를 떨어트린 채 먹어야 한다.
학교에서 코로나19 의심증상 학생이 발생하면 학생은 우선 교내 '일시적 관찰실'로 이동했다가 보호자와 함께 선별진료소로 이동한다.
등교하던 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학교는 보건 당국과 협의해 학생·교직원을 자가격리하고 등교 수업을 원격수업으로 전환할지를 검토한다.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휴업·휴교도 고려된다.
교육부는 등교 수업에 대비한 학생 출결·수업·평가·기록 가이드라인은 조만간 추가 안내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에는 교과·비교과 활동 시 유의사항, 교내대회 및 지필 평가 등 학생 평가 및 학생부 기재 시 유의사항 등이 담길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등교 수업이 코로나19의 종식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어렵게 결정된 등교 수업이 차질 없이 이뤄지려면 생활 속 거리 두기와 학교 방역 지침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