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낮 경남 산청군 시천면 지리산 정상인 천왕봉 인근에서 추락한 소방헬기는 낮은 고도에서 심정지 증상으로 쓰러진 등산객을 구조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청은 밝혔다.
사고헬기는 산악사고 구조 요청을 받고 오전 11시 28분께 인근 합천군에 있는 항공구조단을 이륙했다.
이어 11시 50분께 지리산 정상인 천왕봉 아래 법계사 방면으로 400∼500m 지점에 도착해 구조활동을 시작했다.
구조 지점은 천왕봉 정상 부근 등산로로 바위가 많은 등 평지가 없어 헬기가 착륙하기 어려운 장소다.
헬기는 공중에 낮게 떠 정지한 상태에서 호이스트(소형 기중기)로 환자이송용 들것을 아래로 내려보내는 방법으로 구조를 시도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선지 헬기가 추락했다.
경남소방본부는 "헬기가 제자리 비행 중 15m 상공에서 환자를 호이스트로 올리다 바위에 추락했다"며 "확보한 영상을 보면 들것을 위로 끌어올리던 중 헬기와 들것을 연결하는 줄에 무엇인가 걸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사고로 등산 중 심정지가 온 A(65) 씨가 헬기와 함께 추락했고, 바로 아래에 있던 아내 B(61)가 헬기 주날개에 부딪혔다.
이들 부부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기장·부기장·정비사·구조대원·구급대원 등 헬기에 탑승한 대원 5명은 추락 고도가 높지 않아서 크게 다치지 않았다.
현재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직원들과 소방대원, 경찰 등 70여명이 투입돼 헬기 파편을 치우고, 근처 탐방객을 하산시키는 등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로타리 대피소∼천왕봉 구간 출입을 임시 통제한다.
지리산 소방헬기 추락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