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꿈꾸는 쌍용차...관건은 '지프 DNA'

입력 2020-04-30 08:00


<83년형 쌍용 코란도>

1950년대 기계 산업의 불모지에서 출발해 최초의 국산차 제작, 196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업계와 정부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거쳐 탄생한 자동차 기업.



<일명 '지프차'로 불린 코란도>

바로 쌍용차 이야기이다. 요즘에는 워낙 자동차 브랜드가 다양해졌지만 지난 1974년 코란도가 나왔을 때만 해도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전신이자 1세대 모델인 신진지프를 시작으로 탄생한 코란도는 당시 국민들이 "우리나라도 이제 '지프차'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정도였다고 한다. 쌍용차는 곧, '지프차 코란도'였다.



<뉴 코란도>

지난 1996년 뉴 코란도가 나왔을 당시만 해도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벤츠 엔진을 장착한데다 동그란 헤드라이트에 각진 외관까지 코란도 아이덴티티를 잘 유지했다. 2005년 단종되기 전까지 누적 판매 대수가 36만 대에 이를 정도로 꽤 성공적이었다.



<신형 뷰티풀 코란도 C300>

이후 쌍용차도 대중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아이덴티티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쌍용차가 현재 판매하는 G4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코란도,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투리스모, 티볼리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세련된 SUV의 모습이다. 투박하지만 강인한 인상을 남겼던 요소들은 모조리 빠져있다. 대중적인 인기에 편승하겠다는 회사의 전략이었겠지만 소비자의 구매 욕구을 빗겨나간 듯 보인다. 1년 전 야심 차게 출시한 신형 뷰티풀 코란도 C300의 지난달까지 판매량은 1만 9천여대. 이는 같은 기간 경쟁자인 현대 투싼 3만 3천 대, 기아 스포티지가 2만 5천 대 판매고를 올린 것과 비교하면 신차 효과도 사라진 초라한 성적이다. 과거 코란도에 향수를 가진 특정층과 대중 모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쌍용차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지프 DNA'를 심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슷한 형태의 고만고만한 스펙의 차를 골라야 한다면 국내 유일의 오프로드 감성이 오히려 대중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주장은 국내 경쟁 브랜드들보다 인지도가 낮은 쌍용차를 선택할 동기부여가 될 수 있어 보인다.



<마힌드라 록소르>

이런 가운데 '인도 지프'로 불리는 '록소르'를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도 눈에 띈다. 쌍용차 최대주주인 마힌드라사가 '지프 DNA'를 충분히 담아낸 록소르는 2.5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판매 가격은 1만 6천 달러에서 2만 달러 선이다. 우리 돈으로 약 2천만 원에서 2천4백만 원 선이니 가격적으로는 뷰티풀 코란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오프로드 감성의 록소르>

하지만 엔진 스펙을 살펴보면 62마력에 19.9토크(kg.m)로 코란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이에 대해 쌍용차도 록소르의 국내 도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우리나라 디젤 환경 규제는 유로 5,6를 수준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록소르는 이보다 떨어지는 유로 3,4 수준에 머문다는 점이다.



<오프로드 감성의 록소르>

다만 과거 쌍용차의 '지프 DNA'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점은 회사도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대중으로부터 꾸준히 요구되는 오프로드 감성을 되살리는 부분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제는 국내 최장수 브랜드로 국내 기네스북에도 올라있는 코란도가 '지프 DNA'를 되살려 쌍용차의 구원투수로 나서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