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심리 7.6P 또 추락…금융위기 후 최저 수준

입력 2020-04-28 09:23


'코로나19' 사태가 100일 넘게 이어지면서 소비심리가 2008년 12월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0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7.6포인트 하락한 70.8을 나타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골이 가장 깊었던 2008년 12월(67.7)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심리를 매달 조사하기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대인 18.5포인트나 폭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로 수치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19년)보다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올해 들어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104.2), 2월(96.9), 3월(78.4), 4월(70.8) 등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면서 석 달 새 무려 33.4포인트나 급전직하했다.

한은은 4월 조사 결과에 대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더 확산하며 경기와 가계 재정 상황 관련 지수가 모두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경제 상황, 씀씀이를 더 늘릴지 여부, 취업 기회는 얼마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전체 지수를 구성하는 세부 CSI를 보면 현재경기판단(31)이 7포인트, 향후경기전망(59)이 3포인트 각각 내렸다. 두 지수 모두 2008년 12월 이후 최저다.

현재생활형편(77)은 6포인트, 생활형편전망(79)와 가계수입전망(83)은 4포인트씩 떨어졌다.

앞으로 소비지출을 지금보다 많이 늘릴지에 관한 지수인 소비지출전망은 6포인트 내린 87로 현재 방식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지갑을 닫겠다는 소비자들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뜻이다.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은 데다 빚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예상도 늘었다.

취업기회전망 지수는 6포인트 내린 58로 2009년 3월(55) 이후 가장 낮았다. 임금수준전망 지수도 7포인트 꺾인 102로 조사됐다.

반대로 가계부채전망 지수는 99에서 102로 올랐다. 빚이 더 불어난다고 보는 소비자들이 더 늘어났다.

한편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16포인트 급락한 96을 나타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정부 규제정책 등에 집값 하락 전망이 늘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한 달 전과 같은 1.7%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변함없었지만 앞으로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에 빠진다고 본 소비자는 전체 응답자의 6.2%로, 한은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