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양현석 검찰 송치…비아이 마약 의혹 제보자 협박 혐의

입력 2020-04-27 21:35


경찰이 27일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인 비아이(본명 김한빈·24)에 대한 마약구매 의혹을 제기한 공익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를 받는 양현석 전 YG 총괄 프로듀서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경찰은 마약 투약 의혹 당사자인 비아이에 대해서도 구매와 투약 사실이 일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비아이의 마약투약 혐의와 양 전 대표의 협박 등 혐의에 대해 각각 기소 의견을 달아 이날 오후 1시께 검찰에 송치했다.

비아이는 2016년 4월에서 5월 사이 지인이자 이 사건 공익제보자인 A씨를 통해 대마초와 LSD를 사들인 뒤 일부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A씨를 통해 마약을 구매하고 대마초를 피운 사실은 인정했으나, LSD 투약과 관련된 사실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대표는 2016년 8월 A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비아이의 마약구매 의혹을 경찰에 진술하자 A씨를 회유·협박해 진술을 번복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A 씨의 진술을 번복하도록 해 결과적으로 범죄 혐의가 있는 비아이에 대한 경찰 수사를 막은 데 따른 범인도피 교사 혐의도 받고 있다.

양 전 대표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혐의를 줄곧 부인했지만, 경찰은 수차례 대질조사를 통해 A씨의 진술이 일관된 점과 A씨가 비아이와 관련한 내용을 전해 들은 시점의 관련자 진술 등 간접증거를 통해 양 전 대표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또 A씨가 양 전 대표의 호출을 받고 YG 사옥으로 불려갔었을 당시 찍었다고 밝힌 사진을 포렌식한 결과 촬영 시기와 장소 등이 A씨 진술과 일치한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이 밖에도 경찰은 2016년 연예인 준비생이었던 A씨가 당시 소속사의 지시로 해외에 나갔었는데, 이 배경에 YG 측의 청탁이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당시 A씨의 소속사 대표였던 B씨는 경찰 조사에서 "YG 측 관계자의 부탁으로 곧 데뷔를 시킬 예정이던 A씨를 해외로 보냈다"며 "대형 기획사의 부탁을 들어주면 향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YG 측은 당시 B씨와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관련 혐의에 대해선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B씨가 스스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을 진술한 점을 들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 B씨를 범인도피 혐의로, YG 관계자를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각각 입건한 상태다.

앞서 A씨는 지난해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양 전 대표와 관련한 이 같은 의혹들을 신고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양 전 대표와 비아이를 수차례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